업비트의 위기감, 그리고 밈코인 열풍의 이유는 (feat. MEW)

작성 : 2024-10-25 13:20:03수정 : 2024-10-25 13:20:03
크립토프로 기자
해당 콘텐츠는 2024년 10월 25일에 공개된 내용입니다.
 

사진=뮤 재단

요즘 업비트가 미쳤다는 말이 나올 만큼, 신규 상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이상한 일이죠. 정부의 그림자규제를 받고 있는 국내 1위 코인 거래소가 이렇게 미친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니... 다 이유가 있습니다. 황썸에 비할까 싶지만, 현재 빗썸은 잠시 발이 묶인 상태입니다. 이제 업비트 내 알트코인을 조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꼭 담자는 말이 아닙니다. 코인시장의 트렌드를 공부해두자는 의미입니다. 

지난해 5월 밈코인 시대의 서막이 열릴 것이라는 콘텐츠를 발간할 당시, 도지코인의 시총은 13조원 규모였습니다. 지금은 30조원에 육박하네요. 도지코인을 오래 들고 있는 것은 그만한 믿음이 필요한 일인데, 주식투자하시는 분들은 이같은 사기 코인에 목돈을 넣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도지코인 장투를 이뤄내신 분이 있다면 대단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특히 지금의 도지는 단순 밈코인이 아니죠. 트럼프 시대를 기대하는, 새로운 코인 자본주의의 대표로서 정치 테마 코인의 중심이기도 합니다. 모두가 아시듯 도지의 파더는 일론 머스크고, 그는 트럼프 캠프의 핵심이죠. 

일단 오늘의 주제를 아주 짧고 명료하게 결론을 내면, 업비트에 MM이 다시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를 방관, 최소 묵인할 만큼 업비트도 거래량 급감에 심각성을 느끼고 있고 큰 격차를 벌리고 있는 2위 빗썸에 견제구를 던질 만큼, 오너 그룹 내에서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재 두나무는 두 명의 오너가 있고, 이중 최대주주 송치형 의장보다 김형년 부회장이 실질적인 경영을 도맡고 있습니다.

이미 두나무 내에서 여러 차례 오너의 고성이 오갈 만큼,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하네요. 오늘 오전에 벌어진 빅타임 설거지 이슈 역시, MM들의 활동 재개로 봐야 합니다. 그만큼 당분간 엄청난 폭등세가 여러 알트코인에서 관찰될 듯싶습니다. 물론 비트코인이 크게 빠지지 않는다는, 매크로적 악재가 없다는 전제하에 말씀드립니다.

지난 22일 크립토 브리핑을 통해 밈코인의 형태, 의미가 달라졌으니 이제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씀드렸는데 눈치가 있는 분들은 아셨겠지만 사실 업비트에 원화 입성한 뮤를 두고 한 말입니다. 저희 콘텐츠 발간 직후 뮤가 상장됐는데 하루 새 30% 가까이 올랐죠. 뮤, 이른바 캣인어독스월드(MEW)는 고양이 밈코인입니다. 역시나 솔라나 기반으로 토큰 유틸리티 없는 순수 밈코인 그 자체입니다. 업비트 원화시장에서는 도지와 시바, 그리고 뮤가 자리를 잡았고 전 여전히 뮤가 더 갈 길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단, 알트코인은 그 자체로 투기이자 도박이니, 절대 매수를 추천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솔라나재단

솔라나 기반 밈코인은 페페코인과 플로키 등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밈코인보다 수수료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죠. 아울러 모든 처리가 온체인으로 이뤄져 오프체인을 활용하는 코인들보다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앞서 인기를 끌었던 밈코인 봉크와 도그위프햇(WIF) 역시 솔라나 기반 밈코인이죠. 

다시 돌아가 그간 국내 투자자들은 상당수 업비트, 내지는 빗썸을 써왔는데 역시 업비트 비중이 80%에 달하죠. 업비트 내 밈코인은 고작 도지와 시바이누 정도였고 뮤라는 새로운 선택지는 밈코인을 일부 담고 싶은 이들에게 새로운 선택지입니다. 시가총액은 1조원 규모, 기존 강아지 밈코인 대부들에 비하면 큰 규모가 볼 수 없죠. 특히 해외 프로젝트, 해외 MM은 여전히 현물에서만 2조원 이상의 거래량이 나오는 업비트를 경외시합니다. 밈은 사실상 돈의 문화가 돼버렸고, 이제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새로운 트렌드, 내러티브입니다. 

복습해 보자면 밈코인은 그 자체로 하나의 커뮤니티로서 실질적인 활동과 사용 사례를 찾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커뮤니티의 비중이 상당합니다. 대다수의 밈코인은 구조적으로 공통점을 지니는데, 특정 유틸리티 제공보다는 전 세계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친근한 밈을 주제로 출시됐다는 점, 그리고 대중들의 심리적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코인당 가격을 아주 작은 단위로 설계했다는 것입니다.

기존 밈코인 유통은 탈중앙 거래소(DEX)에서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지고 거래가 시작됩니다. 여기서 가격 상승을 원하는 마켓메이커(MM), 개발자들이 투입되며 자전 마케팅이 시작됩니다. 여기엔 인플루언서들이 포함되죠. 단기적으로 큰 상승을 보여도 이들은 매각 대신 홀딩을 택하고, 생태계 참여자를 늘리는데 집중합니다. 원하는 숫자까지 지갑 보유자가 늘어야 하고, 이를 통해 거래소 상장까지 이뤄냅니다. 사용처가 없음에도 커뮤니티, 지갑 활성화 이용자로 거래소 상장까지 이뤄내는 것이죠. 실제 도지와 페페 등도 이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리고 MM과 초기 개발자는 물량을 정리하고 떠납니다. 이 과정에서 비탈릭 등 업계 핫 피플에게 밈코인을 전송, 뉴스 플로우도 만들어내죠. 
 

이미지=페페재단

다만 요즘은 행태가 좀 다릅니다. 밈코인의 생애주기가 길어졌고, 초기 MM과 개발자의 손을 떠나 커뮤니티를 통해, 보다 수명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코인 거래소까지 들어오며 거래량이 상승, 이제 거대한 괴물로 성장한 것이죠. FTX 파산에 따른 유동성 회수로 밈코인이 활용됐지만, 이젠 시장의 중심 트렌드로 완벽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앞서 말했듯 업비트와 빗썸은 밈코인을 대거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사실 작년부터 코인원이 먼저 이를 시작했고, 업비트는 밈코인 시장에서 가장 후발주자입니다. 하지만 거래량 자체가 다르죠. 빗썸에는 뮤를 비롯, 도지와 페페, 시바이누, 봉크, 플로키, 브렛 등이 있고 업비트 테더마켓에는 페페와 봉크, 브렛이 있습니다. 빗썸에서 먼저 상장, 업비트는 테더 상장, 이후 업비트 원화상장의 흐름으로 이어지는데 이 경우를 따르면 플로키가 업비트 테더마켓에 신규 상장하고, 페페 또는 브렛, 봉크가 업비트 원화에 입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게 오늘 콘텐츠의 핵심이 되겠네요. 

그래도 나름이 규칙이 있어 보이죠. 업비트 입장에선 빗썸에 먼저 상장한 코인들은 1차 검증을 받았다고 판단한 듯 보입니다. 사실 이같은 밈코인 말고도 업비트 내에서 유통량 이슈가 크지 않은 알트코인, 시총이 높지 않고 오랜 기간 시장에 머문 코인들의 펌핑이 줄을 이을 듯합니다. 
 

지난 2021년 일론 머스크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사진 / 사진=X

물론 밈코인 붐에 우리가 'FOMO'를 보일 필요가 없습니다. 미 대선을 앞두고 기업형 코인, 스테이블 시장이 물밑에서 준비 중인 상황인데 당장의 수급은 밈코인을 택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관들, 재벌의 놀이터 증시 거버넌스에 속지 않겠다는 2030세대의 강한 의지가 국내 밈코인 수급에서 엿보입니다. 큰 정부-대기업 오너 중심의 금융 생태계에 극렬저항하는 것이죠. 

왜 꼭 MEW를 찝어주지 않았냐, 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 결국 자기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투자를 해야 합니다. 저 역시 확신이 없기에 대놓고 리스트를 올리기는 버겁습니다. 투기로 번 돈은 욕심을 버리지 못하면 결국 투기로 잃게 됩니다. 차분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모아가는 것을 추천드리며, 코인 거래소의 동향과 새로운 내러티브를 공부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한 가지 더 첨언하자면 국내 투자자들은 코인 정보를 검색할 때 네이버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그 뒤로 구글이 아니라 유튜브로 정보를 검색하더군요. 영어권에서는 거의 90% 확률로 구글을 사용하겠지만 한국은 네이버 카페라고 하는 특수한 커뮤니티에서 생산되는 정보가 사실 꽤 많고, 이러한 정보는 네이버에서만 검색이 됩니다. 즉 코인 투자자 대부분 상당히 왜곡된 정보를 접하거나 심각한 경우에는 다단계 사기에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어와 네이버라는 단절된 환경에서 벗어나야 코인 내러티브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