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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AI기업 딥시크 제재 본격화…AI 칩 수출 통제 강화

임영재 기자

입력 2025.04.17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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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hat GPT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미 의회가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DeepSeek)에 대한 제재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미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서 딥시크가 미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profound threat)”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딥시크가 단순한 AI 챗봇 서비스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미국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중국으로 유출시키고, 중국 법에 따라 정보를 은밀하게 검열·조작하는 모델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딥시크가 미국에서 수출이 금지된 고성능 반도체 칩을 불법적으로 확보해 자사 AI 모델 개발에 활용한 정황도 문제로 지목됐다. 위원회는 딥시크 설립자 량원펑이 중국 정부와 연계된 하드웨어 유통업체, 전략 연구소 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버보안업체 페루트 시큐리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딥시크가 수집한 방대한 이용자 데이터는 중국 국영 통신사 차이나모바일과 연결된 백엔드 인프라를 통해 전송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미국인의 개인정보가 중국 정부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아울러 보고서는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제기한 의혹을 인용해 딥시크가 오픈AI의 기존 기술을 불법적으로 도용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위원회는 중국 AI 모델의 위험성에 대응하기 위해 AI 칩 수출 통제를 한층 강화하고, 싱가포르 등 중국으로 기술이 우회 유출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대한 수출도 면밀히 조사할 것을 미 정부에 권고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딥시크의 미국 기술 구매를 차단하는 징벌적 조치와 함께, 미국 내에서 딥시크 서비스 접근 자체를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한 하원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가 엔비디아(Nvidia)의 아시아 지역 칩 판매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엔비디아가 규정을 위반해 딥시크에 AI 기술을 고의로 제공했는지 여부도 평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회는 엔비디아에 대해 아시아 11개국 내 모든 고객의 세부 정보와 판매 내역을 2주 이내에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딥시크 등 중국 정부와 연계된 기업이 우회적으로 미국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조치는 미중 간 AI 기술 패권 경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은 AI 칩 등 첨단 기술의 중국 유출을 막아 자국의 기술 우위를 지키는 동시에, 중국 AI 기업의 글로벌 확장을 견제하려는 의도를 분명히 하고 있다.


임영재 기자 withhy@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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