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양광 사업을 하는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미국으로 수출하는 셀·모듈과 관련해 적정 수준의 BEP(손익분기점)를 고려해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증권가에선 미국 수출 물량이 적자를 내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지만 회사 측 공식 입장은 미국 수출의 경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14일 HD현대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적정 수준의 BEP를 고려해 태양광 셀·모듈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며 "BEP 달성이 안 되고 있다는 사실은 틀린 내용"이라고 밝혔다.
앞선 지난달 말 발간된 DS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안주원·김진형 연구원은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BEP 달성이 안 되고 있는 미국 수출 물량 비중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반면 회사 측 설명은 올해 1분기 실적 부진이 국내 수요 감소로 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미국향 매출 비중은 지난해 4분기 16%에서 올해 1분기 23%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177억원에서 200억원으로 확대됐다.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으로 인해 현지 소비자들의 선제적 구매 수요 증가에 따라 매출이 증가했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국내는 1분기 계절적 비수기 시즌 영향을 받았다. 이에 국내 매출은 지난해 4분기 899억원에서 올해 1분기 606억원으로 줄어들었다.
BEP를 고려해 수출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회사가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은 미국향 물량이 아닌 국내에서의 매출이 지난해 4분기 대비 부진했기 때문으로 해석 가능하다.
다만 지난해 1분기 국내 매출 523억원과 비교했을 때 회사의 국내 매출 역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전세계적인 RE100 기조로 인해 국내 태양광 시장이 확장되고 있고,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순조롭게 해당시장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RE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겠다는 국제 캠페인이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대기업은 해외 고객사를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RE100을 준수하기 위해 기업은 다양한 재생에너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느리지만 확실하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에 가동해온 P타입 셀 공장을 대부분 N타입 셀 공장으로 전환해 추가 마진 확보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도 강조했다.
그는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N타입 태양광 셀 공장을 주력으로 운용하고 있으며, 모듈 공장은 N타입 및 P타입 공장을 모두 가동하고 있다”며 “여러 개의 셀을 묶어 모듈을 제작하는 형태로 공장이 운용되고 있기에 많은 N타입 모듈 생산이 기본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수입산 P타입 셀을 활용한 P타입 모듈 제품 또한 일부 수요가 존재하기에 이러한 방식으로 공장을 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N타입 셀·모듈 양산을 통해 수율 향상과 마진 확대를 모두 확보할 수 있다고 회사는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 N타입 선호현상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도 HD현대에너지솔루션의 사업 방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DS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기존 태양광 시장에서 주류였던 P타입 제품은 점유율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 반면 N타입 제품 점유율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 또한 N타입 가격이 P타입보다 10% 이상 높게 형성돼 있어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P타입은 에너지 변환 효율이 평균 20% 수준이고, N타입은 22% 이상으로 알려졌다. 전세계적인 태양광 산업 트렌드는 N타입 위주로 흘러가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DS투자증권은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올해 매출 4940억원, 영업이익 180억원 ▲2026년 매출 6000억원, 영업이익 29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회사의 지난해 매출 4224억원, 영업이익 35억원 대비 크게 개선되는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