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은 자사 뉴스 블로그를 통해 핵융합 기술 개발업체와 최초의 전력 공급 협정을 맺었다고 30일(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커먼웰스퓨전시스템(Commonwealth Fusion Systems)이라는 핵융합 전문 기업과 맺은 이번 협약을 통해 구글은 향후 버지니아주(州) 체스터필드 지역에 건설될 상업용 핵융합 시설로부터 200MW(메가와트) 전력을 공급받게 된다.
핵융합 발전은 태양 내부에서 일어나는 핵융합 현상을 지구상에서 인공적으로 재현해 그 과정에서 방출되는 거대한 에너지를 전력 생산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발전 과정에서는 탄소 배출이 전혀 없어 청정 에너지로 분류되지만, 핵융합 반응을 위한 초고온 환경 조성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기술적 난제 때문에 상용화가 지연돼 왔다.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분사한 커먼웰스퓨전시스템은 2022년 독자 개발한 핵융합로 '스파크'를 통해 투입 에너지 대비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는 '순 에너지' 성과를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12월에는 버지니아주 소재 도미니언에너지의 천연가스 발전소 인근 부지를 임대해 최초 상업용 발전소 건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 전문매체 CNBC 보도에 따르면, 커먼웰스퓨전시스템은 2030년대 전반기까지 400MW 규모의 무탄소 청정 전력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글 측은 2021년 해당 회사에 대한 첫 투자에 이어 현재 두 번째 자본 투자도 동시에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핵융합 상용화를 위한 과학기술 연구 지원이 투자 목적이지만, 정확한 투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구글 첨단 에너지 부문을 총괄하는 마이클 터렐(Michael Terrell) 책임자는 "핵융합 발전 기술은 청정하고 풍부할 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어 거의 모든 장소에서 건설 가능한 미래 에너지원으로서 막대한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용화 실현은 매우 도전적이며 성공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만약 구현된다면 세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200MW 계약이 AI 개발 경쟁으로 급증하는 대형 기술 기업들의 전력 수요에 비해서는 제한적 규모이지만, 기후변화 대응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는 기술업계가 대체 에너지 확보에 나서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핵융합 발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커먼웰스퓨전시스템은 구글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 설립자 빌 게이츠,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 등으로부터 총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 다른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도 오픈AI CEO 샘 올트먼 등으로부터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조달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는 2028년부터 연간 최소 50MW 전력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