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무기로 애플의 압도적 우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CNBC는 17일(현지시간) 캐널리스 조사 결과를 인용해 삼성전자의 미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이 올해 2분기 31%까지 상승했다고 전했다. 이는 전년 동기 23%에서 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동시에 애플의 점유율은 56%에서 49%로 7%포인트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약진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으나, 근본적으로는 애플과 달리 다양한 가격대와 형태의 제품 라인업을 갖춘 전략적 우위가 작용했다고 분석된다. 특히 지난달 공개한 갤럭시 폴드7과 플립7을 통해 삼성은 폴더블폰 시장의 성숙도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상황은 2014년 스마트폰 대형화 바람 당시와 흡사한 양상을 보인다고 CNBC는 평가했다. 당시 소비자들이 동영상 시청 등을 위해 큰 화면을 요구했지만, 애플은 아이폰 5S까지 소형 디스플레이를 고수하며 시장 변화에 뒤처졌다. 삼성전자가 대화면 제품으로 소비자 니즈에 발빠르게 부응하자, 애플은 결국 2014년 가을 아이폰6를 통해 화면을 확대할 수밖에 없었다. 늦은 출발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시장 지위를 지켜냈다.
현재 미국의 프리미엄 폴더블폰 시장도 비슷한 전개를 보이고 있다. 초기 내구성 우려가 제기됐던 폴더블 기술은 시간이 흐르며 신뢰성을 확보했고, 최신 갤럭시 Z 폴드7은 견고함을 유지하면서도 두께와 무게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호평을 얻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애플이 다음 달 선보일 예정인 더 얇아진 아이폰을 시작으로 2026년에는 첫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해 삼성의 공세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한다.
JP모건의 사믹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삼성 폴더블폰 발표 직후 발간한 리포트에서 "올 가을 등장할 아이폰 17의 개선사항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벌써 2026년 가을 신제품에 쏠려 있다"며 "애플은 2026년 9월 아이폰 18 라인업의 일환으로 갤럭시 Z 폴드와 경쟁하는 폴더블 모델을 처음 공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신기술의 완성도를 관망하며 도입 리스크를 최소화한 후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 지금까지 애플의 일관된 행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