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12일 보고서에서 “일동제약은 기술이전(L/O) 실적이 아직 없지만, 보유 신약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올해 9월 공개될 고용량 경구 GLP-1 비만 치료제 데이터가 빅파마 기술이전의 촉매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동제약은 2023년 11월 100% 자회사로 설립한 신약개발사 유노비아를 통해 경구용 저분자 비만 치료제 ID110521156(GLP-1R)를 개발 중이다. 현재 국내 1상(MAD)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으며, 50mg 투여 시 4주차 평균 체중감량 5.5%, 100mg에서 6.89%를 확인했다. 고용량인 200mg 투여 데이터는 9월에 공개될 예정이다.
허혜민 연구원은 “임상 환자 수가 아직 적지만, 용량 증량(Titration) 없이 체중감량이 가능하고 간 독성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은 점이 차별화 포인트”라며 “고용량에서 더 높은 체중감량 및 혈당 감소 효과가 입증되면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글로벌 경구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는 기회가 열리고 있다. 일례로, 릴리의 저분자 신약 Orforglipron(GLP-1)은 비만 환자 대상 3상에서 약 11% 체중감량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15%)에 미치지 못했고, 이에 한 주간 시가총액 약 190조원이 증발했다. 주사제 대비 효능은 낮지만, 복용 편의성 덕분에 경구 제형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다는 평가다.
허 연구원은 “릴리 사례에서 보듯 효능과 안전성에서 후발 주자가 우위를 보이면 Best-in-class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며 “노보노디스크의 CEO 교체, 화이자의 경구제 파이프라인 중단 등 글로벌 빅파마들이 경구 비만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보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일동제약은 올해 영업이익의 대부분인 약 463억원을 R&D에 투자하며 연결 영업이익이 131억원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허 연구원은 “단기 실적은 제한적이지만, 고용량 데이터 기반의 기술이전이 성사된다면 기업가치는 대형 제약사 수준으로 레벨업할 수 있다”며 “Terns Pharma의 사례처럼, 기술이전 레퍼런스가 없어도 시가총액 수천억원대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