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INANCE SCOPE

구독하기
미국증시

구글, '에이전트·AI 칩' 투트랙 승부수…앤트로픽·엔비디아 아성 정조준

윤영훈 기자

입력 2026.04.23 08:28

숏컷

X

'제미나이' 앞세워 비개발자 에이전트 시장 선점 포석
8세대 TPU '학습·추론' 세분화로 칩부터 SW 아우르는 '풀스택' AI 생태계 완성

사진=Gemini

구글이 기업용 인공지능(AI) 에이전트 플랫폼과 8세대 맞춤형 인공지능 칩(TPU)을 동시에 선보이며 글로벌 AI 주도권 탈환에 나섰다.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을, 하드웨어 인프라 부문에서는 엔비디아를 직접 겨냥하며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소프트웨어 영역이다. 구글은 22일(현지시간) 코딩 지식이 없는 일반 직군도 손쉽게 맞춤형 업무 보조 봇을 만들 수 있는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트 플랫폼'을 전격 공개했다. 그동안 오픈AI(코덱스)와 앤트로픽(클로드)이 주도해 온 개발자 중심의 코딩 도구 시장을 넘어, 향후 B2B 시장의 핵심이 될 '에이전트 대중화' 시대를 선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특히 자사의 제미나이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앤트로픽의 모델까지 플랫폼 내에서 구동할 수 있도록 개방형 생태계를 채택해 확장성을 끌어올렸다.

소프트웨어의 진화에 발맞춰 하드웨어 인프라 역시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새롭게 공개된 8세대 TPU는 연산량이 방대한 파운데이션 모델 학습용 'TPU 8t'와, 즉각적인 응답 속도가 필수적인 에이전트 추론용 'TPU 8i'로 세분화됐다. 이는 최근 엔비디아가 자사의 차세대 슈퍼컴퓨터 라인업에 루빈 GPU(학습용)와 그록 LPU(추론용)를 병행 탑재하는 전략과 정확히 일치한다. 구글 역시 TPU 8i에 데이터 전송 속도가 압도적인 S램을 주력 메모리로 탑재함으로써, 연산 코어와 메모리 간의 병목 현상을 해결하고 에이전트 구동 효율을 극대화했다.

이번 발표를 기점으로 구글은 자체 반도체 설계부터 클라우드 인프라, 초거대 언어모델, 그리고 최종 엔드유저용 에이전트 툴까지 이어지는 완벽한 '수직 통합(Vertical Integration)'을 이루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 클라우드 업체들이 자체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2015년부터 독자적인 칩셋 운용 노하우를 쌓아온 구글의 인프라 경쟁력을 단기간에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토머스 쿠리안 구글 클라우드 CEO는 "미래의 모든 비즈니스는 결국 에이전트 기반 조직으로 진화할 것"이라며, "구글은 단편적인 서비스의 결합을 넘어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혁신할 모든 기술적 토대를 완성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막강한 클라우드 영업망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구글이 다가오는 '에이전트 경제' 생태계의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섹터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