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오랜 기간 풀리지 않던 난제들을 포함한 수백 개의 수학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면서 학계에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픈AI가 수리논리학과 대수학을 아우르는 300여개 수학 문제에 대해 새로운 해법을 내놓고 이를 일반에 공개했다고 전했다.
이번 발표에는 수학 분야의 최대 난관으로 꼽히는 '밀레니엄 프라이즈 문제' 5개 중 3개에 대한 획기적인 진척 사항이 담겼으며, 준리만 가설에 대한 증명도 포함됐다.
앨릭스 콘토로비치 럿거스대 석좌교수는 준리만 가설 증명과 관련해 "사람이 이 정도의 성과를 냈다면 곧바로 필즈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AI의 거침없는 행보에 학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번 주 초 오픈AI가 수학 증명 결과를 대거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 퍼지자, 연구자들은 AI보다 먼저 성과를 알리기 위해 경쟁적으로 발표에 나서기도 했다.
학계 일각에서는 AI가 난제 해결에 나서는 상황을 달가워하지 않는 기류도 감지된다.
지난달 오픈AI가 100만달러(약 13억8000만원)의 상금이 걸린 '나비에-스토크스 문제'의 해법을 찾아냈다고 밝혔을 때도, 필즈상 수상자 25명은 공동 서한을 통해 AI의 개입이 수학 본연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측도 "수학은 사람이 직접 이해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명령어를 입력한 사람조차 파악하거나 검증할 수 없는 방식으로 AI가 수학적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학자의 기존 연구 데이터를 허락 없이 학습에 활용하거나,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폐쇄적인 자체 모델로 난제에 접근한다는 점도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이러한 반발을 의식한 오픈AI는 저명한 수학자들이 참여하는 독립자문위원회를 발족하고, AI가 인간의 수학적 이해를 보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고차원적인 수학 문제를 자사 AI 모델로 시험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는 학계의 촉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픈AI 측은 "관련 분야의 발전을 이끌 도구를 신속히 개발하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이라며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