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도입된 뒤 하청 노조가 원청을 향해 단체교섭을 신청한 사업장은 총 460곳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최종 합의를 이뤄낸 곳은 3곳(0.65%)뿐이었다.
전체 신청 건수의 과반인 238곳은 노조가 절차를 미루면서 협상이 멈춰 섰고, 그 밖의 사업장들 또한 노동위원회 판정 및 재심 등 법적 공방 탓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실정이다.
1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이 고용노동부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이달 1일을 기점으로 노란봉투법에 근거해 원청이 교섭 요청을 받은 사업장은 460곳이다. 영역별로는 민간 부문이 261곳, 공공 부문이 199곳을 차지했으며, 연관된 조합원 규모는 18만5235명으로 파악됐다.
460곳의 원청 사업장 가운데 후속 단계를 밟는 곳은 222곳(48.3%)으로 확인됐다.
이 중 171곳이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을 거쳤으며, 최종적으로 142곳(30.9%)이 본격적인 교섭 궤도에 올랐다. 이 142곳을 살펴보면 81곳은 상견례를 포함한 본교섭에 착수했고, 나머지 61곳은 일정과 안건을 조율하는 실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원·하청 간 최종 합의에 이른 곳은 3곳에 불과하다. 지난달 10일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는 원청인 현대제철과 현대ITC, 현대IEC, 현대IMC, 현대ISC 등 4개 자회사 노사가 단체협약 조인식을 열어 법 시행 이후 첫 합의 성과를 냈다.
이어 건설 폐기물 처리 업체인 한강이앰피가 원하청 단체협약을 마무리 지었고,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공공 부문 최초로 타결 소식을 알렸다. 이 같은 성과가 간간이 나오기는 하지만, 전체 신청 사업장 대비 타결 비율이 0.65%에 머무는 등 진전이 매우 더뎌 현장 내 법적 대립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협상 절차를 밟는 중이라도 난관에 부딪힌 곳이 많다. 29곳은 교섭 공고와 같은 기초적인 수순조차 밟지 못하고 있으며, 4곳은 여전히 공고 여부를 검토 중이다. 아울러 노동위 결정서 미송달(27곳), 재심 신청(3곳), 노동위 판단 진행 중(5곳) 등 행정 절차에 가로막힌 경우도 상당수였고, 원청의 사용자성 자체가 인정되지 않은 사업장도 12곳이나 됐다.
교섭 단계에 진입조차 못한 238곳(51.7%)은 노조가 요구안만 제시한 뒤 다음 수순을 밟지 않아 협상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대형 건설사와의 교섭을 먼저 매듭지으려는 노조 측의 전략 탓에 여타 사업장들이 관망세를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공공 부문 또한 돌봄과 생활폐기물 업종에 요구가 쏠려 있으나, 현재 운영 중인 돌봄 노정협의체 등의 논의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노조 스스로 노동위 절차를 미루고 있다는 것이 고용노동부의 시각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개정된 노조법 절차에 발맞춰 원·하청 간 협상이 빠르게 전개될 수 있도록 노사 모두를 독려할 것"이라며 "현장에서의 대화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