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항공우주 산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고 글로벌 첨단 배터리 기술 개발에 나선다.

회사는 12일 미국 사우스8 테크놀로지스(South8 Technologies)와 ‘항공우주용 배터리 셀 연구 및 개발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극저온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 가능한 차세대 우주용 배터리 개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사우스8은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 배터리용 ‘액화 기체 전해질(Liquefied Gas Electrolyte)’을 상용화한 기업으로, 이 혁신 기술은 미국 타임(TIME)지가 선정한 ‘2024년 200대 발명품’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사우스8의 액화 기체 전해질은 기존 액체 전해질보다 어는점이 훨씬 낮아 영하 60도 이하의 우주 환경에서도 배터리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일반 리튬이온 배터리가 영하 20도 부근에서 성능 저하를 보이는 한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한 기술이다.

또 이 전해질은 물리적 충격이나 급격한 온도 변화 상황에서도 배터리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내부 용매가 기화하며 셀 온도를 낮추고 가스가 빠르게 배출되면서 배터리가 자동으로 ‘더미 셀(Dummy Cell)’로 전환돼 화재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번 공동개발은 미국 항공우주청(NASA)과 KULR 테크놀로지 그룹이 추진 중인 ‘우주탐사용 저온 리튬이온 배터리 솔루션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텍사스 우주위원회의 연구 지원 아래 추진 중인 이 프로젝트에서 사우스8은 액화 기체 전해질을, LG에너지솔루션은 극저온 특화 배터리 셀 설계 및 성능 평가를 맡는다. 완성된 셀은 향후 항공우주 및 방위 분야 핵심 전력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는 “액화 기체 전해질 기술은 극저온 환경에서의 배터리 성능 저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혁신”이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우주탐사뿐 아니라 혹한 지역, 고고도 드론, 극지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