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대표 드론 제조사가 러시아전에 참전한 북한군의 드론전 역량이 급성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이 제조사는 러시아의 드론 기술이 미국과 전쟁 중인 이란에 수출돼 활용되는 정황을 예로 들면서 북한이 러시아·중국 등과 '드론 생태계'를 공동 구축할 가능성을 한국과 일본이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크라이나 드론 제조사 제너럴 체리(General Cherry)의 스타니슬라브 그리신 공동 창업자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4일(현지시간)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일본 최대 드론 박람회 '드론 재팬 2026'에서 연합뉴스와 만나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드론 기술을 전수 받았을 가능성에 대해 "절대적으로 그렇다"고 확신했다.
제너럴 체리는 이번 전쟁에서 최근 '러시아 드론 요격 건수' 1위를 차지한 우크라이나의 신흥 드론 방산업체다.
그리신 CSO는 일본 정부가 드론 전력 증강을 자국 방위력 증대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사활을 거는 가운데, 일본 정부와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방일했다.
그는 러시아가 북한에 우크라이나와 전쟁에서 얻은 드론전 관련 영상 정보와 관련 데이터베이스, 전략을 전수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군이 전쟁 참여 경험을 통해 드론전에서도 대단한 발전을 이뤘을 것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그리신 CSO는 북한군이 드론을 조종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고도 언급했다. 해당 드론이 북한에서 생산된 것으로 보이느냐는 질문에 그는 "드론을 어디서 생산했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북한이 러시아산을 쓰든, 이란이 개발한 저비용 '샤헤드' 자폭 드론을 사용하든 무인기를 전투에 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았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이란, 중국이 드론전에 대한 정보를 활발히 상호 공유하며 북한도 그 일원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그리신 CSO는 "이란이 예전에는 쓰지 않았던 드론 관련 기술이 이번 미국과 전쟁에서는 관찰되고 있는데, 이는 러시아가 이란에 드론 전술을 전수했다는 방증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 정부·업계와도 드론 분야에서 협력을 시도하고 있지만, 한국 측은 드론전에 대해 심각성을 크게 느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나 자신 역시 러시아 전쟁 전에는 우크라이나 땅에서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고 지금의 참혹한 상황이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면서 국가안보 측면에서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리신 CSO는 가격 경쟁력이 높은 저가 드론 설루션을 찾기보다 동맹국의 드론 생태계 속에서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조언했다.
그는 드론의 '탈 중국'(China Free) 전략이 중요하다며 "중국산 드론을 대량으로 쓰다가 어느 날 갑자기 중국 정부, 업계가 무인기 공급이나 소프트웨어 공유를 중단하는 상황도 상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테라라보, 오토노미 다이내믹스 등 박람회에 참가한 일본 드론 제조사 관계자들은 아직 중국이 드론 제작 기술력에서 앞서고 있지만, 일본도 자체적인 드론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