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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분쟁

미·이란 무력 충돌 13일 만에 '일시 멈춤'…막후 협상 속 살얼음판 대치

서윤석 기자

입력 2026.07.27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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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화 진행" 발언에 이란도 보복 타격 멈춰…물밑 교섭 활기
미군 요격 미사일 소진 등 전술적 휴지기 관측 속 이란 측 '회의론' 팽배

사진=Gemini

중동 지역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갔던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약 2주 만에 멈춰 섰다.

양측이 비공개 외교 채널을 가동하고 있지만, 그동안 쌓인 깊은 골을 감안하면 최종적인 평화 정착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군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호르무즈 해협 내 상선 위협이 거세지자 지난 11일부터 23일까지 13일간 이란의 주요 군사 거점들을 집중 타격했다. 이란도 중동 일대 친미 국가들에 자리 잡은 미군 주둔지에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맞섰다. 휴전 양해각서(MOU) 효력이 상실된 틈을 타 벌어진 양측의 충돌은 글로벌 원유 시장을 강타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군 병사 4명이 희생됐다.

일촉즉발의 위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이란을 겨냥한 작전을 돌연 중단하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미군 수뇌부의 폭격 시나리오를 반려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단 앞에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고, 당일 밤 백악관 기자협회(WHCA) 만찬장에서도 이란 측 목소리를 들어볼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왈츠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26일(현지시간) NBC 방송 인터뷰에서 "실무선과 고위급을 망라한 다각도의 교섭이 펼쳐지고 있다며, 대통령이 외교적 타결을 위한 여지를 마련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포문을 닫자 이란 측도 무력행사를 거둬들였다. 모하마드 아크라미니아 이란군 대변인은 미군의 타격이 이틀 전 야간을 기점으로 멈춘 상태라며, 자국의 무력 대응 체계가 철저히 응징에 기반하고 있는 만큼 선제적 타격이 없는 현시점에서는 군사 행동을 유보했다고 발표했다.

갈등의 씨앗이었던 호르무즈 해협 상선 안전 확보 문제 역시 협상 안건으로 다뤄지고 있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에 출연한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4~25일 테헤란에서 오만 측과 외무차관급 접촉을 연쇄적으로 가졌으며, 해상 안전 통행 규범을 마련하는 데 있어 긍정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는 입장이다.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도 오만 사절단이 해협 정상화 안건을 들고 이란을 방문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의 작전 중지 명령이 하달됐다고 전하며 비공개 회동이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했다.

양국 간 포성은 사흘 연속 멎어 있지만, 현재의 고요함이 기존 MOU 복원이나 완전한 적대 행위 종식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결렬 시 지체 없이 무력을 동원하겠다고 경고한 상황이며, 일각에서는 미군의 작전 보류가 이란의 반격을 방어할 요격 미사일 부족 탓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무기고가 다시 채워지는 순간 언제든 폭격이 재개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란이 오만과의 교섭 과정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상선들에 통행세 명목의 비용을 징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미국 측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란 수뇌부 역시 미국을 향한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란의 한 핵심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작전 유보를 두고 진정한 평화 제스처가 아닌 일시적인 전술 변화에 불과하다며, 긍정적 전망보다 부정적 기류가 우세하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의 주요 관계국인 이스라엘의 움직임도 핵심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의 체제 전환이나 핵 개발 포기를 강제할 수 있을 만큼 상대의 힘을 빼놓아야 한다며 강경론을 굽히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무력 충돌을 피하면서 평화적 타결을 이룩한다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오는 10월 치러질 이스라엘 총선에서 권력 연장을 꾀하기 위해 현재의 긴장 국면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평가를 받는 네타냐후 총리는 27일 미국 방문길에 올라 28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금의 아슬아슬한 휴지기가 연장될지, 아니면 재차 충돌의 불씨가 살아날지를 판가름할 중대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윤석 기자 yoonseok.suh@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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