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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패권 놓칠라" 통제 거부하는 트럼프…24일 미중 정상회담서 돌파구 찾을까

윤영훈 기자

입력 2026.09.14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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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 방문 중 "AI 승리자가 최종 승자" 강조하며 속도조절론 일축
백악관 내부 및 연방의회도 규제 방안 두고 교착 상태…실효성 있는 대응 부재
24일 미중 정상회담 앞두고 FBI·NSA 등 中 기술 탈취 경고하며 기싸움 팽팽

사진=Gemini

인공지능(AI) 고도화에 따른 위험성을 경고하며 제동을 걸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패권 다툼을 이유로 통제 장치 마련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양국이 섣불리 규제에 나서지 못하는 진퇴양난에 빠진 가운데, 이달 24일로 잡힌 미중 정상회담에서 의미 있는 타협안이 나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아일랜드를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현재 미국의 AI 기술력이 중국을 능가하고 있으며 이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AI 패권을 쥐는 쪽이 세계 질서를 주도할 것이라는 논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소한의 가이드라인 도입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과도한 비관론자들이 불필요한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며 개발 억제 주장을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AI 산업을 국가의 명운이 걸린 핵심 전장으로 바라보면서, 미 행정부 내에서도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한 채 이견이 분출하는 양상이다.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숀 케언크로스 백악관 국가사이버국장은 기술 폭주를 우려하는 산업계의 목소리를 수용해 별도의 감독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 측은 섣부른 규제가 기술 진보를 늦춰 결국 중국에 역전당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정부 차원의 결단이 지연될수록 민간 기업들이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무분별한 속도전에 뛰어드는 위험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도 백악관과 연방의회 모두 AI 리스크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무기력한 상태라고 꼬집었다. 제동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는 측근들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보느라 직언을 꺼리는 분위기라는 것이다.

연방의회 사정도 다르지 않다. 11월 초 중간선거를 앞두고 데이터센터 신축 같은 단편적인 이슈만 다룰 뿐, 포괄적인 AI 관리 방안 마련은 제자리걸음이다.

NYT는 중간선거까지 불과 두 달 남은 상황에서 AI 가동을 즉각 차단하는 '킬 스위치' 법제화 등이 속도를 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며, 내년 새 의회 출범 이후에도 여야의 극심한 대립으로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통적인 핵 군축 조약과 달리 AI 알고리즘은 합의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는지 검증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이 때문에 미중 양국은 상대방이 몰래 기술을 개발할지 모른다는 불신 속에 서로 발목이 잡히는 '죄수의 딜레마'에 갇혀 있다.

결국 이달 24일 백악관에서 마주 앉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AI 문제를 두고 어떤 합의점을 찾아낼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회담을 목전에 두고 미국의 대중국 공세는 한층 거세지고 있다. 지난 8일 연방수사국(FBI)과 국가안보국(NSA) 등 미 연방기관 3곳은 중국 AI 업체들이 미국 경쟁사의 첨단 모델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무단으로 수집해 자국 기술 고도화에 활용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는 시 주석의 방미 일정에 맞춰 기선을 제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국은 사안의 무게감을 고려해 정상회담에 앞서 고위급 사전 조율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일이 촉박한 탓에 AI만을 다루는 단독 회동이 성사될지, 아니면 포괄적인 경제 현안 논의에 포함되는 선에서 그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AI 통제 가이드라인의 기틀을 다져야 한다는 촉구도 잇따르고 있다.

연방의회 내 대표적 규제론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이 최첨단 AI 개발 유예와 초지능 차단을 핵심으로 하는 포괄적 협약을 맺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샌더스 의원은 자칭 '협상의 달인'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세기의 딜'을 성사시킬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며,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과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이끌어낸 역사적 핵 군축 조약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도 AI 억지력 확보를 위해 결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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