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2㎞ 떨어진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의 철도망을 맹폭했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했던 영국과 스웨덴의 전직 총리 일행이 탑승한 기차가 타격을 입을 뻔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1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방부는 공식 입장을 내고 유럽 국가들이 지원하는 군수 물자 수송로를 차단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의 철도망을 폭격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오데사의 무기 보급소 및 전력 시설, 미콜라이우의 송전 설비 등을 겨냥해 정밀 타격 미사일과 무인기를 동원한 폭격을 가했다고 덧붙였다.
키이우포스트는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를 연결하는 야호딘-도로후스크 국경선에서 불과 2㎞ 떨어진 볼린 일대에 폭탄이 쏟아졌다고 전했다.
이번 폭격으로 바르샤바 방면으로 운행 중이던 여객 열차 앞부분이 파손됐고, 인근 주유소에서 시작된 불길이 화물 트럭까지 번졌다. 국경검문소 건물 자체는 피해를 면했으나, 공습 경보가 울리는 동안 업무가 중단돼 피난민들이 황급히 대피해야 했다.
특히 이번 공습은 유력 인사들의 목숨을 앗아갈 뻔했다. 칼 빌트 스웨덴 전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자신들이 탑승한 기차가 국경을 넘자마자 바로 뒤따르던 기차가 피격됐다고 밝혔다.
그는 무인기가 접근하자 탑승객 전원이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같은 열차에 탑승했던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러시아의 이번 도발을 맹목적이고 무의미한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철도당국은 러시아의 지속적인 위협으로 인해 기차 배차 간격을 수시로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원래 시간표보다 앞당겨 출발한 해당 '외교 열차'가 무인기의 실제 표적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서방과 우크라이나의 규탄도 이어졌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드리 시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역시 푸틴의 무력 행사가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직접 위협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위협이 이미 서방의 문턱까지 다가왔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