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콘텐츠에서는 이런 내용을 다룹니다.
아시아 최대 크립토 행사 KBW 개막...리플-수이 등 美 크립토 기업 존재감 UP
美 SEC 이어 바이낸스, 스테이블코인 사업자들도 저마다 목소리
수이 블록체인 게임기부터 메인넷 대기 중인 사하라 AI도 '눈길'
알트코인-웹 3.0 혁명은 현재진행형, 사업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아시아 최대 크립토 행사로 거듭난 KBW 2024가 3일 서울 그랜드워커힐에서 개막했습니다. 키노트 스피치, 파이어사이드 챗, 패널 토론 등 총 130여 개 세션에 300여 명의 스피커가 참여하며, 약 1만 장에 달하는 유료 입장권은 이미 동이 났습니다. 시그널리포트 또한 초청을 받아 현장에 참석, 국내외 알트코인 사업자들의 현황을 체크해봤습니다.
KBW를 설립·주최하고 있는 팩트블록은 국내 주요 경제지 파이낸셜뉴스 소속입니다. 파이낸셜뉴스의 사장을 맡고 있는 전선익 대표가 팩트블록 CEO를 겸직하고 있죠. 과거 주요 경제지들이 각각 코인 전문지를 내걸고 저마다 행사를 벌이다, 이젠 KBW에 서로 살을 섞으며 하나의 거대한 공룡 행사를 만들어냈습니다. 한국경제와 매일경제 역시 KBW의 주요 파트너사로 함께 참여하고 있죠.
언론사가 키우는 행사다 보니,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롯 각 주무부처 뿐 아니라 심지어 미국 SEC에서도 마크 우예다 상임위원이 현장을 찾을 만큼,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올해는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 상품 판매가 시작된 해인만큼, 시장의 관심을 뜨겁게 받았습니다. 최근 3년 내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고 하네요.
이날 행사에는 비트코인 현물 ETF와 이더리움 현물 ETF를 출시한 자산운용사 반에크(VanEck)와 마크 우예다 SEC 상임위원, 글로벌 디지털 자산 금융기관인 비트고(Bitgo) 등이 참여해 제도권 시장에서 바라보는 코인 시장을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비트고는 비트코인을 비롯, 주요 크립토 자산의 수탁 업체로 현재 700억 달러(약 100조 원) 규모의 자산을 수탁하고 있습니다. 누적 자산 처리 규모는 3조 달러(약 4000조 원)에 달하며, 전 세계 온체인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의 약 20%가 비트고의 인프라를 통해 거래되고 있죠.

이번 KBW를 통해 SK텔레콤과 하나금융지주가 비트고의 국내 법인 비트고코리아의 지분을 각각 10%, 25%, 10% 취득하기로 했습니다. 나름 큰 발표가 이번 KBW에서 이뤄진 것입니다. 토큰증권발행(STO), 실물연계자산(RWA), 상장지수펀드(ETF) 등 블록체인 기반 금융상품의 제도화, 전통 자본의 시장 유입처가 국내에도 속속 마련되고 있는 것이죠.
이제 하나금융과 SK텔레콤의 목표는 기업이 비트고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형태로, 코인 법인계좌 및 기업서비스에 관한 법령이 마련되는 대로 실제 서비스 구현에 돌입한다는 계획입니다. 때마침 국내에서 STO 관련 법제화 재개 이슈가 불거졌고, 두 달 전 시그널리포트를 통해 미리 9월 관련 이슈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MTS를 통한 블록체인 기반 신규자산 투자가 머지않은 셈입니다.

이번 KBW의 기업사이드 이슈를 체크해 보면, 리플은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를 비롯 주요 임원진이 일제히 한국을 찾아, 리플의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이날 갈링하우스 CEO는 "리플의 승소는 리플뿐만 아니라 산업을 위한 중요한 승리"라며 "SEC가 항소한다고 해도 리플이 증권이 아니라는 판결을 뒤집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죠. 또한 "미국 대선 이후 SEC 리더십이 어차피 바뀔 것"이라며 민주당 쪽과도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혔습니다.
다만 기대를 모았던 국내 시중은행과의 파트너십은 공표하지 않았습니다. 모니카 롱 사장이 "한국에서 하나은행 등 상업은행들과 커스터디 사업을 이어갈 기회를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고 말했는데, 비트고와 달리 구체적인 협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아는 분들은 다 알지만, 리플 오너인 갈링하우스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도 거론된 벤처버블의 핵심 기업 새롬기술의 미국 법인 대표이기도 했죠. 한국과는 참 여러모로 '버블'과 관련해 인연이 깊은데, 이젠 리플 가격 띄우기를 넘어 기업용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의지를 드러내 주목을 받았습니다. 실제 리플은 최근 자체 개발 스테이블코인인 '리플USD(RLUSD)'를 이더리움과 리플 블록체인인 리플레저(XRPL)에서 테스트를 시작, 기업 고객 확보에 뛰어든 상태입니다.

올해 KBW의 실질적 주인공, 메인스폰서 역할을 맡고 있는 곳은 수이입니다. 국내에선 엔씨소프트의 초기 투자가 화제가 되기도 했던 수이는 레이어1 프로젝트의 대표주자로, 버거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페이스북 리브라 프로젝트의 주요 멤버들이 만들었고, 미국 기술기업들의 투자를 받아 덩치를 키웠습니다. 여러모로 앱토스와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죠. 국내 파트너사도 상당한데, 게임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어 삼성전자, NHN,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이 있습니다. 특히 구글과 텐센트와도 손을 잡고 웹 3.0 게임의 클라우드 활용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번 KBW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내장된 하드웨어 수이 플레이 OX1을 가지고 왔는데, 일종의 게임기입니다. 사이드 이벤트에서 플레이가 가능한데, 현장 반응은 조악한 게임 수준에 실망감을 표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기존 스팀 및 에픽게임즈 게임 연결이 가능하다는 것과 수이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을 갖고 사는 분들도 많더군요.
가격은 대당 599달러로, 블록체인 게임 대부분이 연동되고 자연스레 쌀먹이나 여러 NFT 확보를 통해 수익을 노리는 분들도 많을 듯합니다. 아마 실물을 수령받기까지 6개월 정도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하니,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웹3 기능을 갖춘 최초의 휴대용 게임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지만 과거 솔라나 스마트폰 등을 생각해 보면 시험적인 제품에 머물 공산이 큽니다. 그러나 수이가 다양한 B2C 접점 마련을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 돈이 말라가는 국면에도 국내 마케팅에 이렇게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쌀먹을 별도의 하드웨어에서 할 수 있고, 심지어 대형 게임사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면, 예상보다 판이 커질 수도 있습니다.

이밖에도 바이낸스가 키우고 있는 사하라 AI는 이번 KBW 사이드이벤트로 권은비 씨를 초청해서 화제가 된 곳입니다. 분산형 AI 네트워크를 활용, 사용자의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 데이터와 모델의 소유권·출처를 보장하는 것이 핵심 비즈니스입니다. AI라는 섹터의 버블이 살짝 꺾였나 싶은 현시점에도, 바이낸스가 대놓고 키워주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해야합니다.
바이낸스 뿐 아니라 삼성전자의 삼성넥스트 역시 사하라 AI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상태죠. 메인넷은 내년 1분기에 나온다고 하니, 미리 마케팅 채널 팔로우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이처럼 요즘은 코인을 먼저 찍는 것보다, 미리 기관 및 기업 투자를 받아놓고 천천히 코인을 발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자체 코인 대신, 레이어1을 먼저 만들어 휘하 생태계를 꾸리고 있는 스토리프로토콜도 유사한 형태죠. 행사를 통해 이슈를 만들어 코인을 팔아치우는 경우는 이제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올 들어 시세가 크게 꺾인 칠리즈 역시 올해 KBW를 통해 이강인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칠리즈의 팬토큰을 통해 스포츠 구단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6년 전 코인이 등장한 후 큰 주목을 받았죠. 예컨대 주요 응원가를 선정하거나, 유니폼 선정 과정에서 팬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는 것이 대표적 사례입니다. 문제는 K-팝 블록체인이 힘을 잃은 것과 마찬가지로, 코인을 갖지 않은 올드 팬들의 반발이죠. 결국 주요 의사결정에 코인 보유자가 관여할 수 없다 보니 시세가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파리생제르망의 의지가 눈길을 끌더군요.

이날 현장에서 만난 파리생제르맹의 웹3 책임자 파 헬고손(Pär Helgosson)은 "PSG는 새로운 세대를 아우르는 구단으로 나아가고 싶고, 우리 팀의 팬은 과거 프랑스에 머물렀지만 이젠 해외에 더 많은 팬을 갖추고 있고, 한국이 대표적인 시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우리의 팬들은 젊고, 이런 측면에서 블록체인이 매우 유용하다"며 "새로운 세대는 생태계에 참여, 관여를 희망하고 보다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싶어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팬토큰을 PSG 콘텐츠 사업 전반에 확장하는 전략도 고민하고 있다고 하니, 웹 3.0 유틸리티 측면에선 분명 주목할 만한 일입니다.
마찬가지로 이날 KBW에 참석한 하이브 산하 바이너리의 김성민 대표는 "드라마 소품을 NFT 콜렉션으로 판매한 것 외에도 신규 아이돌 론칭 과정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사례도 눈여겨보고 있다"면서 하이브의 블록체인 사업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이밖에도 올해 KBW에는 바이낸스를 필두로 빗썸 등 국내외 코인거래소 뿐 아니라 알고리듬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부흥을 꾀하고 있는 에테나의 USDE, 테더와 USDC 운영사 써클 등 글로벌 코인 플레이어가 일제히 사이드 행사를 엽니다. 메인 파트너는 아니지만 앱토스와 아비트럼, 애니모카, 아발란체 등 주요 프로젝트도 일제히 자체 행사를 엽니다.
본 행사는 내일까지 진행되지만, 개인적인 느낌은 KBW 행사규모가 전반적으로 매우 규모가 커졌다는 점, 특히 사이드 이벤트의 수만 300개가 넘는다는 것은 그만큼 코인 프로젝트와 개발자, 초기 투자자들이 네트워킹에 목말라있었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또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은 와중에도 소외받은 알트코인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는 점, 이들 모두 눈먼 돈을 좇기보다 실질적인 유틸리티 사례를 통해 경쟁력을 입증받으려 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비탈릭이 화상으로 등장한 것은 아쉽지만, 코인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가 불장을 기다리며 열심히 뛰고 있다는 점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알트코인은 주식보다 위험하고, 투자수익을 내기 매우 어렵지만 대신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주식으로 10배를 벌듯 코인으로도 10배, 100배를 먹는 경우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은 지루하고 매우 험난합니다. 긴 시간이 필요하기도 하죠.
이 때문인지 젊은 코인 투자자들이 상당히 많이 보였는데, 국내 코인 투자자 600만 명 중 온체인 기술을 터득한 실질적 투자자는 약 8만 명에 불과하다고 하네요. 이들 중 일부가 이날 행사를 찾은 것입니다. 특히 상황이 좋지 않음에도 목돈을 내고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은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B2C 대중화를 뜻하는 매스어돕션이 어디서 나올지 당장은 알 수 없으나, 시중에 돈이 돌지 않음에도 자신들의 혁신 사례를 설파하는 이들 중 일부는 끝까지 살아남아 세상을 뒤집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크립토와 관련한 유명 인사 모두를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바로 '크립토 프로'입니다. 이 바닥 경력만 10년 이상.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던 그는 크립토 세상이 열릴 것을 가장 먼저 캐치하고 이 바닥에 과감하게 뛰어들었습니다.
크립토 투자는 물론 이 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뷰는 이 바닥 탑이라고 자부합니다. 꼼꼼하면서도 폭넓게 크립토 세계를 조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