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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50% 관세유예 하루 만에 통화 재개..협상 새 국면 진입

서윤석 기자

입력 2025.05.27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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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미국 설득 위해 '+α 양보안' 제시 가능성

사진=EU 깃발(픽사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예고했던 50% 관세 부과 시점을 한 달 연기하기로 하면서 양측 간 무역 협상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관세 충돌 위기가 일단 봉합된 가운데, 양측은 고위급 협의를 이어가며 실질적 합의 도출을 위한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집행위원은 26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전화 통화를 가졌다고 밝혔다.

셰프초비치 위원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EU 집행위는 미국과의 합의를 향해 건설적이고 집중적인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통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양측은 향후에도 연락을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이날 통화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해 관세 부과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따라 당초 6월 1일로 예정됐던 EU산 제품에 대한 50% 관세 부과를 7월 9일로 미루는 데 동의했다. EU 입장에서는 급한 불을 끈 셈이다.

정상 간 통화에 이어 양측 고위급 실무라인이 즉각 소통에 나서면서 협상 국면은 새로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파울라 핀호 EU 집행위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상 간 협상 가속화에 합의했으며, 연락을 지속하기로 했다”며 “협상에 새로운 동력이 생겼고, 이는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EU가 미국과의 추가 양보안을 제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U 집행위는 앞서 자동차와 공산품에 대한 상호 무관세, 미국산 에너지 및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을 제안했다. 트럼프 행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이보다 더 진전된 내용의 제안을 꺼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올로프 길 무역담당 대변인은 “상호 무관세는 여전히 매력적인 출발점”이라며 추가 제안 여부에 대해서는 “협상 중이라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관세를 둘러싼 양측의 기본 입장 차는 여전히 존재한다. 

EU는 부가가치세(VAT)와 같은 체제 자체를 건드릴 수 없다는 입장이며, 미국이 요구하는 10% 기본관세 유지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반면 미국은 세계 각국과의 협상에서 기본관세를 일종의 ‘하한선’으로 설정해 관세 구조를 구성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EU 주요국들도 조속한 합의 필요성에 입을 모으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베트남 하노이 방문 중 “미국과의 논의가 잘 진전되고 있으며, 가능한 한 낮은 관세율로 호혜적인 무역을 이뤄야 한다”고 설명했다.

카테리나 라이헤 독일 경제장관은 “해결책을 찾을 시간이 6주 남았다”며 “그 시간을 집중적으로 활용해야 대서양 양측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금까지 관세 갈등은 미-EU 관계 전반에 불확실성을 불러온 주요 변수였던 만큼, 이번 협상의 향방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윤석 기자 yoonseok.suh@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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