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투자증권이 16일 알테오젠과 다이이찌 신교의 엔허투 피하주사(SC) 제형 글로벌 임상 개시에 따라 또 하나의 위대한 여정 시작이라고 평했다. 알테오젠에 관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은 각각 ‘73만원’, ‘매수’를 유지했다.
미국 임상정보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ADC 시장 1위 기업 다이이찌 산쿄(Daiichi Sankyo)는지난 11일 HER2 표적 항암제 ‘엔허투(Sacituzumab Govitecan)’의 피하주사(SC) 제형 임상 1상(NCT07015697)을 등록하고, 본격적인 임상에 착수했다.
이번 임상은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와의 공동개발로 진행되고 있으며, HER2 양성 또는 저발현 유방암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임상은 오픈라벨로 설계돼 연내 1상 결과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알테오젠은 키트루다SC에 이어 엔허투SC까지 글로벌 탑티어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SC 제형 전환이라는 ‘게임 체인저’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임상은 단순한 제형 변경을 넘어선 전략적 도전이다. 다이이찌 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는 SC 제형 개발을 통해 투약 편의성 향상은 물론, 치료 효과 강화와 부작용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는 지난 1월 미국 JPM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 2025)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
임상 대상은 ▲ER(+) 또는 ER(-) 및 HER2(+) ▲ER(-) 및 HER2 저발현 ▲HR(+) 및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군으로 구성됐다. 부작용 발생률과 객관적 반응률(ORR)을 중심으로 유효성 지표가 평가될 예정이다.
글로벌 의학계에서 엔허투는 이미 주목받는 ADC 치료제다. 지난 6월 ASCO 2025에서 발표된 3상 임상 ‘DESTINY-Breast09’ 결과에서 SC 병용요법으로 투여 시 통계적으로 유의한 무진행 생존기간(PFS) 개선을 입증하며, 유방암 1차 치료제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SC 제형 임상은 이러한 치료 가치를 한층 확장하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알테오젠은 머크(MSD)와 ‘키트루다SC’ 임상개발에 나서며 SC 플랫폼 기술력을 글로벌 시장에 입증해왔다. 키트루다SC는 올해 중 상업화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여기에 엔허투SC까지 더해질 경우 알테오젠의 피하주사 기술 플랫폼은 ADC 산업 내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엄민용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엔허투SC 임상 진입은 글로벌 ADC 업계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사건”이라며 “다이이찌 산쿄는 향후 자사 ADC 파이프라인 전반에 SC 제형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알테오젠의 기술 수요는 지속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까지는 키트루다SC 외에는 다이이찌 산쿄, 산도즈, 아스트라제네카 등 주요 빅파마들과의 기술이전(L/O) 계약 가치는 본격적으로 반영되지 않았다. 향후 알테오젠은 엔허투SC 관련 로열티 수익만으로도 연간 5% 이상의 프리미엄 수익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연내 복수의 추가 계약 체결도 예고하고 있다.
ADC 치료제는 주사 시간과 통증, 병원 체류 시간 등으로 인해 SC 제형 전환에 대한 수요가 높은 분야로, 그동안 기술적 한계로 인해 개발이 미진했다. 그러나 알테오젠의 SC 플랫폼이 머크의 키트루다에 이어 다이이찌 산쿄·아스트라제네카의 엔허투까지 접목되면서 업계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알테오젠은 이중항체·ADC 영역에서 추가적인 SC 제형 기술이전도 추진 중이며, 글로벌 빅파마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머크 키트루다SC 상업화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이번 엔허투SC 임상 결과는 알테오젠의 가치를 재조명하는 또 하나의 ‘빅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