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서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은 미국 콜로라도주(州)에 본사를 둔 재생에너지 전문 기업 '플랫아이언 에너지 개발(Flatiron Energy Development·플랫아이언)'과 1기가와트시(GWh) 규모의 E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SK온은 2026년 매사추세츠주에서 진행되는 플랫아이언의 프로젝트에 LFP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컨테이너형 ESS 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SK온은 이번 계약에 더해 플랫아이언이 2030년까지 미국 전역에서 추진하는 총 6.2GWh 규모의 ESS 프로젝트에 대한 우선협상권(Right of First Offer)도 확보했다. 양측 협의에 따라 최대 7.2GWh 규모의 ESS 제품을 2026년부터 4년 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번 공급에 사용될 LFP 배터리는 SK온이 조지아주 SK배터리아메리카 공장에서 2026년 하반기부터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 생산 라인의 일부를 ESS 전용 라인으로 전환해 현지 생산 체계를 갖추고, 고객 수요에 신속히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SK온이 적용하는 LFP 파우치 배터리는 고온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에서 강점을 보이며, 무게와 부피 제약이 상대적으로 적은 ESS에 적합하다. 

특히 SK온의 ESS 제품은 모듈 기반의 고전압 설계로 유연한 용량 확장이 가능해, 고객 맞춤형 시스템 제공이 가능하다.

인접 모듈 간 열 확산을 방지하는 설계와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 기반 배터리 진단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도 강화했다. EIS 기술은 배터리에 미세한 전기 신호를 보내 내부 상태를 정밀 분석하는 고급 진단 방식이다.

이번 계약은 SK온이 지난해 말 ESS 사업실을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격상한 이후 첫 성과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SK온은 ESS 전용 배터리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며, 일시적인 전기차 시장 둔화에도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올해 말 예정된 국내 장주기 ESS 프로젝트 대응을 위한 LFP 국내 생산 계획도 수립 중이다.

최대진 SK온 ESS사업실장은 “이번 계약은 SK온이 배터리 기술력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확장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첨단 기술과 현지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북미 ESS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나단 푸어(Jonathan Poor) 플랫아이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SK온과의 협력은 기술력과 현지 생산 능력을 갖춘 파트너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향후 진행될 다양한 프로젝트에서도 협력을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