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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트럼프 관세·그린란드 압박에 ‘무역 바주카포’ 검토..159조원 규모 보복관세 카드 부상

서윤석 기자

입력 2026.01.19 08:17수정 2026.01.1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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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 의지를 노골화하고 유럽을 겨냥한 고율 관세 부과를 경고하자, 유럽연합(EU) 내에서 강경 대응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EU는 미국의 통상 압박에 맞서 이른바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발동과 함께 최대 159조원 규모의 보복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BBC 방송과 AFP·DPA 통신은 18일(현지시간) 엘리제궁 소식통을 인용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주요 유럽 국가 정상들과 접촉하며 ACI 발동을 공식 추진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ACI는 EU나 회원국을 경제적으로 위협하는 제3국에 대해 서비스, 외국인 직접투자, 금융시장, 공공조달, 지식재산권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무역 제한을 가할 수 있는 조치다. 2023년 도입 이후 아직 한 번도 사용된 적은 없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및 영토 관련 위협을 “용납할 수 없는 일”로 규정했다. 이와 함께 유럽 차원의 단합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주변국에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7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에 타결된 미·EU 무역 합의의 유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베른트 랑게 유럽의회 무역위원장도 EU 집행위원회에 ACI 발동을 공식 요구했다. 또한 그린란드 사안을 이유로 미국과의 무역협정 비준을 보류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시사했다. 

유럽의회는 이달 26∼27일 해당 무역협정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연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ARD 방송에서 “현 상황에서 합의가 성립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주요 회원국들이 최대 930억유로(한화 159조원) 규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거나, EU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활동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수십 년 만에 가장 심각한 미·유럽 간 통상 갈등 국면이라는 평가다.

EU는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 협상 과정에서 이미 보복 관세 대상 품목 목록을 마련했으나, 무역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이를 유예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위협을 계기로 EU 27개 회원국 대사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해당 조치의 재가동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EU 외교관은 FT에 “트럼프 대통령이 마피아식 압박을 계속한다면 우리는 분명한 보복 수단을 갖고 있다”며 “동시에 공개적으로는 긴장을 완화하려는 메시지도 내고 싶다.  이는 채찍과 당근 전략”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다수 회원국은 즉각적인 보복보다는 대화를 우선시하고 있다. 이번 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정상들도 직접적인 외교 접촉에 나섰다.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고 그린란드 및 북극 안보 상황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역시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나토 동맹국의 집단 안보를 이유로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재차 전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에 소규모 병력을 파견한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10%, 오는 6월 1일부터는 25%의 대미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에 해당 8개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관세 위협은 대서양 관계를 약화시키고 위험한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유럽은 협박당하지 않는다”며 EU의 단합된 대응을 강조했다. 

그린란드 자치정부의 나야 나타니엘센 상무·에너지 장관도 “외교와 동맹의 힘이 시험대에 오른 시기”라며 국제사회의 연대를 촉구했다.

서윤석 기자 yoonseok.suh@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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