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대규모 재정 지원을 받는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2년간 EU 회원국 외 국가에서도 무기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EU 내부에서 제기된 ‘유럽산 무기 한정 조달’ 주장 대신, 우크라이나의 방위 역량을 우선 고려한 유연한 지원 방식이 채택됐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EU 정상회의에서 합의된 우크라이나 대출 지원 방안의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EU는 2026∼2027년 동안 총 900억 유로(한화 156조원)를 우크라이나에 무이자 대출 형태로 지원한다.
이 가운데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600억 유로는 군사 지원에 사용된다.
우크라이나는 자국과 EU 회원국, 유럽경제지역(EEA) 및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국가 방산업체를 우선적으로 활용한다. 다만 EU와 연계된 국가들에서 조달이 어려운 무기에 대해서는 미국 등 제3국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
프랑스는 지원금을 유럽산 무기 구매로만 제한하는 이른바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 원칙을 주장했다. 그렇지만 독일과 네덜란드 등은 이러한 제한이 우크라이나의 자위 능력을 과도하게 제약할 수 있다고 반대했다.
EU는 결국 이들 우려를 반영해 역외 무기 조달을 허용하기로 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리는 모두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원하며,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가 힘의 우위에 있어야 한다”며 “이번 대출 지원은 우크라이나의 안보와 방위, 그리고 미래의 번영에 대한 유럽의 흔들림 없는 헌신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머지 300억 유로는 전쟁으로 인한 재정 적자 보전과 국가 운영 비용 충당에 쓰인다. 이 자금은 민주주의와 법치, 반부패 등 추가 개혁 이행을 조건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유럽의회와 각 회원국 정부의 승인 및 검토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이르면 오는 4월부터 첫 자금이 집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EU는 지난달 18일 브뤼셀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900억 유로 규모의 무이자 대출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당초 EU는 유럽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담보로 대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일부 회원국의 반대로, 자체 예산을 담보로 공동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