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H200'의 대(對)중국 수출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판매 대금의 25%를 미국 국고로 환수하는 취지의 행정명령에 14일(현지시간)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행정명령 서명 직후 "H200은 최고 사양은 아니지만 아주 좋은 수준의 칩이며, 중국이 이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판매 허용의 대가로 미국이 판매액의 25%를 가져가는 것은 매우 훌륭한 거래"라고 평가했다.
이번 행정명령은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인 '블랙웰'이나 출시 예정인 '루빈'과 같은 최상위 제품이 아닌 H200 모델을 대상으로 한다.
윌 샤프 백악관 문서 담당 비서관은 이번 조치에 대해 "미국으로 수입된 반도체 중 국내 인프라 구축에 사용되지 않고 외국으로 재수출되는 물량에 적용되는 것"이라고 상세 설명을 덧붙였다.
현재 중국 기술기업들이 개당 약 2만7000달러(약 4000만원)에 달하는 H200 칩을 200만 개 이상 주문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판매가 성사될 경우 미국 정부가 확보할 국고 수익은 약 135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정작 중국 당국은 이번 조치에 반발하며 수입에 제동을 걸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세관 당국은 최근 세관 요원들에게 H200 칩의 반입 불허 지침을 내렸으며, 자국 반도체 산업 보호와 기술 의존도 탈피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만 구매할 것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오는 4월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적 대응으로도 풀이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반도체 행정명령 외에도 교육 환경 관련 법안에 서명했다.
연방 학교 급식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공립학교들이 학생들에게 저지방 우유 대신 '일반우유(Whole Milk)'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다.
이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시절의 지침을 폐기하는 조치로, 학교 급식 운영의 자율성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