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공업계가 유가 급등과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겹악재를 맞으면서 올해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7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연례 총회에서 전 세계 항공 교통량의 85%를 점유하는 370개 회원사 기준 올해 합산 순이익 예상치를 230억달러(약 35조9000억원)로 낮춰 잡았다고 발표했다.
앞서 제시됐던 410억달러(약 64조원) 대비 반토막이 난 것은 물론, 2025년 추정 실적인 450억달러(약 70조2000억원)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익률 지표 또한 종전 4.2%에서 2.0%로 쪼그라들 것으로 보이며, 탑승객 1명당 순이익은 지난해 9달러10센트(약 1만4200원)의 절반 수준인 4달러50센트(약 7000원)에 그칠 전망이다.
이 같은 이익 감소의 최대 요인은 급등한 제트유 가격과 중동 지역 분쟁으로 인한 운항 차질이다.
윌리 월시 IATA 사무총장은 로이터통신에 "전문가들의 예측치를 훌쩍 넘어선 연료비 폭등과 걸프 지역의 항공망 교란이 맞물려 이익 전망치를 하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 여파로 다수 항공편이 위험 항로를 피해 우회 비행에 나서야 했고, 이는 연료 소모량 급증과 노선 효율성 저하로 이어졌다. 제트유 단가는 지난해보다 70%가량 뛰어올라 배럴당 평균 152달러 선을 형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업계가 부담해야 할 연간 유류비는 지난해 2520억달러(약 393조원) 대비 40%가량 늘어난 3500억달러(약 546조원)까지 치솟아 총 영업비용의 31.4%를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분쟁의 중심에 선 중동 기반 항공사들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무력 충돌 초반 해당 지역 항공로가 전면 폐쇄되면서 에미레이츠·카타르항공·에티하드 등 걸프 지역 국적사들은 올해 43억달러(약 6조7000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분석됐다.
저비용항공사(LCC) 역시 경영난에 직면했다. 미국의 스피릿항공이 지난달 파산 절차에 들어간 데 이어, 월시 사무총장은 자금력이 부족한 LCC들의 연쇄 도산이나 대형 항공사로의 흡수합병 사례가 속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행 수요 회복세에 힘입어 연간 총매출액은 전년보다 9.4% 늘어난 1조1650억달러(약 1815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비용 증가율(13%)이 외형 성장세를 압도하면서 수익성 확보에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