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케이티가 로봇(Physical AI) 부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폰 OLED 모듈과 배터리 보호 모듈로 다져온 정밀 실장·검사 기술을 로봇용 센서와 배터리·충전 모듈로 확장했다. 현재는 글로벌 로봇 기업 및 완성차 업체와의 공급 논의가 실제 양산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 '테슬라향 배터리 모듈' 본격 양산 개시…중장기 비전에도 로봇 사업 포함
24일 IT업계에 따르면 디케이티 제작 '테슬라향 배터리 모듈'은 이달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로봇용 충전기는 BD(Boston Dynamics 추정)와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해 지난 4월부터 시범 양산(POC)을 진행 중이며, FPCB/A(센서)는 벤더 등록 및 샘플 평가 단계를 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대형 디스플레이 업체와는 로봇용 OLED 디스플레이 공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FPCB/A는 관절 부위의 근접·접촉 센서로 로봇의 '감각'을, BMS 모듈은 배터리 잔량·온도·전압 관리를 담당한다. 충전기는 로봇과 전기차에 모두 쓰이는 범용 설계다. 디케이티는 센서에서 전력·충전까지 로봇 한 대에 들어가는 모듈을 묶어 공급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이는 개별 부품사 대비 차별점으로 꼽힌다.
리딩투자증권은 최근 디케이티에 대한 기업 분석 커버리지를 개시하고, 글로벌 로봇 밸류체인의 핵심 부품사로 평가했다.
한제윤 연구원은 "센서·배터리·충전으로 이어지는 모듈 라인업과 해외 생산 거점 확보를 근거로 2027년 매출액을 7320억원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생산 기반도 고객사 일정에 맞춰 움직이고 있다. 디케이티는 충전기 시범 양산에 들어간 지난 4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ESS BMS·로봇 부품 전략 제조 기지 구축에 착수했다. 최대 규모의 해외 생산기지인 베트남 빈푹성 공장을 더하면 한국·베트남·미국으로 이어지는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조지아 로봇 클러스터와의 근접성과 다변화된 생산 거점이 향후 수주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회사 측은 공식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다. 디케이티 관계자는 "로봇용 센서와 배터리·충전 모듈 사업이 차세대 성장 동력"이라면서도 "다만 고객사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디케이티가 노리는 로봇 시장 확대·공급망 재편…모듈 풀라인업으로 대응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케츠(Markets&Markets)에 따르면 산업용·협동 로봇을 합친 글로벌 로보틱스 시장은 2022년 36.6조원에서 2030년 118.1조원으로 연평균 약 15% 성장할 전망이다. 협동 로봇은 같은 기간 1.4조원에서 13.4조원으로 늘어, 연평균 30%를 웃도는 성장세가 예상된다.(원화 환산액은 1달러=1,400원 기준)
공급망 지형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출하량의 97%가 중국에서 나온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7월 28일(현지시간) 해외에서 제조된 휴머노이드·4족 보행 로봇의 신규 모델에 대해 수입을 금지했다. FCC는 이번 조치가 사실상 중국산을 겨냥한 것이라며, 중국 외 국가의 공급업체 대부분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북미 로보틱스 기업들이 '탈중국 서플라이체인' 구축에 나선 배경이다. 센서·BMS·충전 모듈을 한 번에 대응하면서 중국 외 생산 거점까지 갖춘 제조사가 드물다는 점이 디케이티의 기회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미국 조지아주가 북미 휴머노이드 생산의 새 거점으로 떠올랐다. 국내 대표 완성차 그룹이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 전기차 공장을 기반으로 2028년까지 연 3만 대 규모의 휴머노이드 생산 체제를 갖추고 같은 시점부터 자사 라인에 투입한다는 로드맵을 내놓으면서다. 완성차와 로봇 생산이 한 지역에서 맞물리는 만큼 센서·배터리·충전 모듈을 함께 공급할 수 있는 협력사에 새로운 진입 기회가 열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