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미국 국채 바이백(재매입) 시행 및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상자산 규제 완화 법안 처리 촉구에 힘입어 7만 달러 고지를 탈환했다. 가격 하락을 예상했던 공매도 물량이 대거 강제 청산되는 '숏스퀴즈' 현상까지 겹치며 상승폭을 더욱 키웠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자료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미 동부시간 오후 1시를 기점으로 비트코인 1개당 거래가는 24시간 전 대비 약 6.2% 오른 7만2천812달러로 집계됐다. 1주일 전 대비 15% 넘게 뛴 수치로, 지난 6주간 갇혀 있던 6만2천~6만6천 달러 구간의 상단을 가볍게 넘어섰다. 다만 지난해 10월 세워진 역대 최고점인 12만6천210.5달러에 비해서는 여전히 약 42%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비트코인 강세는 거시경제적 요인과 정책적 호재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전날 미 재무부가 금융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국채 바이백 규모를 최소 2배 이상 늘리겠다고 깜짝 발표한 것이 주효했다. 장기채 금리가 꺾이고 달러화 가치마저 약세를 띠면서 비트코인을 포함한 위험자산으로 투자 심리가 쏠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CEO) 등을 백악관으로 초청한 자리에서 가상자산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하는 '클래리티법'의 의회 처리를 강력히 촉구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존 튠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9월 15일로 이 법안의 표결 날짜를 확정 지으면서 입법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고조되고 있다. 암스트롱 CEO는 폭스비즈니스 방송 인터뷰에서 "해당 법안이 초당적인 합의를 거친 만큼 60표 이상을 확보해 무난하게 가결될 것"이라며 "이제 막 새로운 가상화폐 강세장의 문턱을 넘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CNBC 등 주요 외신은 이번 비트코인 랠리의 핵심 원동력으로 역대급 규모의 공매도 청산을 꼽았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 코인글래스 분석에 따르면, 가격이 치솟으면서 불과 1시간 만에 10억 달러(약 1조4천억원) 규모의 매도 포지션이 강제 청산됐다. 24시간 기준으로 하락에 베팅했다가 손실 처리된 금액만 30억 달러(약 4조2천억원)를 웃돈다.
시장분석업체 펀드스트랫의 토머스 리 공동창업자는 이번 현상을 "가상화폐 역사상 두 번째로 막대한 숏 포지션 청산 사태"라고 평가했다.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공매도 세력이 비트코인을 비싼 값에 되사들일 수밖에 없는 숏스퀴즈가 꼬리를 물면서 연쇄적인 가격 급등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트레이딩 업체 로텍의 애덤 매카시 연구책임자는 "선물 시장에 신규 자금이 유입된 것이 아니라 하락 쪽으로 치우쳐 있던 포지션이 강제로 청산된 결과"라며 "추가 상승 랠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숏스퀴즈가 아닌 실제 현물 매수세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비트코인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제프리 켄드릭 가상자산 연구책임자는 "투자자들은 올 연말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 선을 향해 질주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암스트롱 CEO 역시 "2030년 무렵에는 비트코인이 30만~40만 달러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