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계속되면서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의 공급망 불안이 커지고 있다. 이에 주요 국가들은 아프리카의 광물 자원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한국도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아프리카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광물인 리튬, 코발트, 희토류 등 다양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은 이를 활용하여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는 백금족, 희토류, 리튬, 코발트, 망간 등 전기차 배터리에 필요한 핵심 광물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미탐사 지역이 많아 잠재력이 높으며, 세계에서 가장 젊고 빠르게 성장하는 인구 구조를 가진 대륙으로, 핵심 광물 채굴에 필요한 노동력 확보에도 유리하다.
중국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통해 아프리카의 광물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며, 미국과 EU는 각각 다자 협력체를 통해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를 통해 기술 지원과 현지 지분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아프리카와의 투자와 교역에서 중국과 미국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한국의 아프리카 교역 규모는 240억 달러에 불과하며, 해외직접투자(FDI)도 3억4천만 달러에 그친다. 이에 한국은 아프리카와의 협력에서 일관된 정책을 펼치지 않았으며, 협력 전략이 변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하지만 한국은 배터리 산업 경쟁력과 ESG 기준을 중시하는 점에서 아프리카와 협력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보고서는 한국이 아프리카와의 광물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자원 부국 중심으로 고위급 순방을 확대하고,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를 체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정부 차원의 장기적이고 일관된 광물 개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소영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아프리카는 공급망 다변화의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주요국과의 경쟁 심화 속에서 한국은 아프리카 광물 협력을 위한 전략적 접근과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