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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인니, 美와 무역합의 체결..관세 32→19%, 대가는 미국산 車·농산물 등 규제완화

서윤석 기자

입력 2025.07.2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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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제품 99% 이상에 무관세 적용
美, 한국에도 자동차·농산물·의약품 비관세장벽 철폐 요구할듯



인도네시아가 미국이 부과하던 상호관세를 32%에서 19%로 낮추는 대가로, 미국산 자동차·농산물·의약품 등에 대한 각종 비관세 장벽을 대폭 철폐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는 미국산 제품의 대규모 수출 확대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향후 미국이 한국 등 다른 교역국에도 유사한 요구를 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는 인도네시아와의 무역 합의 세부 내용을 공개하며 “인도네시아는 미국산 제품의 99% 이상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고, 미국 기업에 대한 비관세 장벽도 없앨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합의 내용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미국산 자동차에 대해 미국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을 수용하기로 했다. 이는 미국이 오랜 기간 각국에 요구해온 사항이다. 미국 자동차의 수출 인증 부담을 대폭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인도네시아는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선적 전 검사 및 인증 요건을 철폐했다. 또한 미국산 의료기기와 의약품에 대해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증을 인정해 이중 인증 절차를 없애기로 했다.

그간 미국 제약사들은 한국에 대해서도 보건 당국의 신약 허가가 오래 걸리고 복잡하다고 불만을 표출해왔으며, 미국 정부도 한국 정부에 개선을 요구해왔다. 한국의 관세협상은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인도네시아는 미국 기업들에 현지 콘텐츠 요건을 적용하지 않기로 하고, 데이터 유통에 대한 과세 시도도 중단하기로 했다. 더불어 세계무역기구(WTO) 전자상거래 관세 유예 조항에 대해 조건 없이 지지하기로 했다.

미국 고위당국자는 "인도네시아는 미국 기업들의 매출을 사실상 빼앗기 위해 인터넷에 세금을 매기고 싶어 한 몇 국가 중 하나"라며 "이번 합의는 미국의 수출업체들에 필요한 명확성을 제공하고 다른 나라에, 관세에서 자유로운 인터넷이 중요하다는 신호를 보냄으로써 역사적인 업적을 달성한다"고 말했다. 

그간 미국은 한국과의 협상에서도 플랫폼법 제정 움직임에 강력히 문제를 제기하는 등 미국 디지털 기업을 규제하려는 타국의 움직임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해왔다. 

미국 측은 이 합의를 통해 최소 500억달러(한화 69조원) 규모의 무역 혜택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2024년 인도네시아와의 무역에서 약 180억달러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인도네시아는 미국산 보잉 항공기, 농산물, 에너지 등을 대규모로 구매하기로 했다”며 “우리의 자동차 제조업, 농업, 기술 기업들에게 엄청난 승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은 이 합의에서 중국 등의 우회 수출을 차단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를 경유한 중국산 제품에는 최대 4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번 무역 합의는 미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제기해온 다양한 비관세 장벽 해소 요구를 국제 무대에서 실현한 사례다. 향후 한국을 비롯한 다른 교역 파트너국들에 유사한 요구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윤석 기자 yoonseok.suh@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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