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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산업

일본, 필리핀에 방공무기 공급 본격화…인도태평양 방위망 구축 가속

윤영훈 기자

입력 2025.12.0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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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견제 속 호주·뉴질랜드와 군사협력 체계도 확대

사진=Gemini

일본이 필리핀에 육상자위대의 중거리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판매하는 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교도통신이 지난달 30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일본과 필리핀 당국은 이미 비공개 채널을 통해 거래 가능성을 타진한 상태다.

거래 대상은 '03식 중거리 지대공 유도탄'으로, 항공기와 순항 미사일 격추 능력을 보유한 무기 체계다. 일본 방위성은 이 시스템의 성능을 향상시켜 탄도미사일까지 요격 가능하도록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며, 2029년 4월까지 개선 작업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필리핀 측은 이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방공 미사일과 별개로 일본은 필리핀에 해상자위대의 아부쿠마급 호위함도 판매하기 위한 협상을 병행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필리핀 해군이 최소 3척의 호위함 확보 의사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내각은 국방력 증강과 예산 확충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우면서 동시에 방위산업 수출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행 일본 법규는 방위장비 수출을 구난·수송·경계·감시·소해 등 5개 비전투 분야로 제한하고 있다. 다만 집권 여당은 내년 상반기 중 이 제한 조항을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규제가 해제되는 즉시 일본 정부는 전투용 장비 수출을 위한 실무 검토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 외에도 일본은 태평양 지역 우방국들과 안보 연대를 강화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다음달 7일경 도쿄에서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과 만나는 일정을 조율 중이다. 양국은 해상자위대의 최신 모가미급 호위함 수출 계약을 내년 3월 이전에 마무리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방위 협력 확대와 억제력 증대 방침을 재확인하고, 남중국해에서 전개되는 중국의 공세적 활동에 대한 의견도 나눌 것으로 교도통신은 내다봤다.

뉴질랜드와는 다음달 18일경 도쿄에서 상호군수지원협정(ACSA) 서명을 추진한다고 요미우리신문이 전했다. 이 협정이 체결되면 일본이 맺은 ACSA 체결국은 총 9개국으로 늘어나게 된다.

요미우리신문은 뉴질랜드가 미국·일본과의 협력을 중시하며 미군 및 자위대와 합동훈련을 실시해왔다고 설명했다. 주디스 콜린스 뉴질랜드 국방장관은 방일 기간 중 고이즈미 방위상과 회동하고 요코스카 해상자위대 기지를 방문할 계획이다.

뉴질랜드 역시 자위대 호위함 도입을 검토하는 중이어서, 고이즈미 방위상이 콜린스 장관과의 회담에서 판매 확대를 논의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은 그동안 방위장비 수출 규제로 인해 '공동개발' 명목으로 호위함을 해외에 공급하는 우회 방식을 사용해왔다. 최근에는 항공자위대의 패트리어트 지대공 미사일을 미국에 처음 수출했는데, 라이선스 무기의 경우 원천기술 보유국으로의 수출이 기본적으로 허용된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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