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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해협 빗장 일부 풀었다…"침략 가담 안 한 우호국 선박은 통항 허용"

윤영훈 기자

입력 2026.03.13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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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흐트-라반치 외무차관, AFP 인터뷰서 선별적 개방 시사…트럼프의 '기뢰 매설' 주장은 전면 부인

사진=Gemini

미국과 이스라엘 등 적대 세력을 겨냥해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라는 초강수를 뒀던 이란이 우호국 및 비침략국 선박에 한해 뱃길을 다시 열어주기로 결정했다. 최고지도자의 대외 강경 노선은 확고히 유지하되, 우방국과의 연대를 다지기 위해 선별적 유연성을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지드 타흐트-라반치 이란 외무차관은 12일(현지시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전에 해협 통과를 논의하고 협조해 온 일부 국가들에 한해 통행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에 대한 무력 공격에 동참하지 않은 국가에는 안전한 항해를 보장하겠지만, 침략에 가담한 적대국은 이러한 혜택을 결코 누릴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타흐트-라반치 차관은 미국 측이 제기한 '해협 내 기뢰 매설설'에 대해서도 강하게 선을 그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을 동원해 이란 기뢰 부설선 28척을 타격했다고 발표하고, 로이터통신 역시 이란의 기뢰 설치 정황을 보도했으나 이를 전면 부인하며 반박에 나선 것이다.

특히 그는 이란이 더 이상 '타의에 의한 전쟁'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확실한 안전 보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지난해 6월 발발했던 무력 충돌을 언급하며 "개전 12일 만에 교전이 멈추는 듯했으나, 적들은 8~9개월 뒤 전력을 재정비해 또다시 공격해왔다"고 지적했다. 상대의 기만전술에 당했던 뼈아픈 전례를 상기시키며 일방적으로 평화 협정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강한 경계심을 드러낸 대목이다.

다만, 이번 선별적 개방 조치가 이란 수뇌부의 근본적인 태도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새롭게 선출된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국영방송을 통한 첫 공식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적을 옥죄는 핵심 지렛대"라며 강력한 대외 압박 수단으로 계속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한 바 있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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