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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달러 선 뚫었던 국제유가…트럼프 "전쟁 마무리 수순" 발언에 80달러대로 곤두박질

윤영훈 기자

입력 2026.03.1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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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차기 최고지도자 선출과 중동 주요 산유국 감산 소식에 급등
G7 비축유 방출 시사 및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 등 종전 기대감에 롤러코스터 장세 연출

사진=Gemini

100달러 선을 뚫고 올라갔던 글로벌 원유 가격이 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쟁 종결 암시와 시장 안정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파르게 꺾이며 80달러대로 밀려났다.

아시아 시장 개장 중 브렌트유 가격은 119.5달러까지 폭등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2022년 6월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한때 119.48달러까지 뛰어올랐다. 하루 동안 기록된 최고가 기준 상승률은 각각 28.9%와 31.4%에 달하며 시장의 극심한 공포를 반영했다.

이 같은 가격 급등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후임으로 강경파 인물인 둘째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56)가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에 올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무력 충돌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아랍에미리트(UAE)·이라크·쿠웨이트·카타르는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마저 두 곳의 유전에서 원유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공급 부족에 대한 위기감을 키웠다.

월가 은행들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량의 20%가량이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수 주일간 지속될 경우 원유 가격이 130~150달러 선을 넘어설 수 있다고 잇따라 경고했다.

그러나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이 에너지 가격 급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전략 비축유 방출을 포함한 필요한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공식 문서로 밝히면서 상승세는 급격히 꺾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CBS 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무력 충돌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는 견해를 내비치면서 하락세를 가속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핵심 물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으로 선박들이 정상 운항 중임을 언급하면서 해협을 직접 통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이란 교전 사태를 논의했다는 러시아 크렘린궁의 공식 확인도 무력 분쟁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며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로이터 통신은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해당 통화에서 이란 사태를 조속히 종결하기 위한 자신의 구상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단기간에 원유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급등했다는 판단 아래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진 점도 가격 하락을 부추겼다.

결국 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6.8% 오른 98.96달러로 장을 마쳤고, 뉴욕상품거래소의 4월 인도분 WTI 선물은 4.3% 상승한 94.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에 퍼진 뉴욕증시 마감 무렵 브렌트유는 정규장 마감가에서 4.61% 하락한 88.42달러, WTI는 6.56% 내린 84.94달러를 기록하며 두 유종 모두 90달러 선이 무너졌다. 이는 직전 거래일인 6일 종가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다만 이란 사태로 촉발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상품 시장 분석 기관인 케플러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제한이 즉시 해제되더라도 걸프해역(페르시아만)을 통한 원유 반출이 정상화되려면 최소 6~7주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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