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에너지 효율을 대폭 강화한 독자 개발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선보이며 엔비디아 주도의 시장 구도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클라우드 행사 '리인벤트 2025'에서 신규 AI 칩 트레이니엄3 출시 소식을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해당 칩은 처리 능력을 대폭 향상시키면서도 소비전력은 크게 낮춘 것이 핵심이다.

트레이니엄2와 비교해 연산 성능은 4배 이상 증가했으나 에너지 사용량은 40%가량 줄어든 수치를 기록했다. 데이터센터의 주요 제약 요소로 지목되는 전력 문제를 해결해 전력 대비 성능 비율을 개선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마존웹서비스 측은 해당 제품 사용 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활용 대비 AI 모델의 학습 및 운용 경비를 최대 절반까지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 최고경영자(CEO)는 트레이니엄3가 대형 AI 학습과 추론 영역에서 산업 최상위 수준의 비용 효율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가 80~90%의 점유율로 지배적 위치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전력 사용을 최소화한 맞춤 설계 반도체를 연이어 출시하며 엔비디아의 독점 구조를 흔들고 있다.

구글 역시 최근 텐서처리장치(TPU) 기반의 최신 AI 반도체 아이언우드를 공개하며 우수한 전력 효율을 전면에 내세웠다. 구글은 특히 아이언우드를 메타에 대규모로 공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엔비디아와의 직접 경쟁도 불사하는 모습이다.

엔비디아는 이에 대응하듯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자사 제품이 업계보다 한 세대 앞선 기술력을 보유했다고 강조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아마존웹서비스는 이날 공개한 트레이니엄3보다 3배 이상 향상된 성능의 차기작 트레이니엄4 개발에도 이미 돌입했다고 밝혔다. 다만 아마존웹서비스는 차기 제품에 엔비디아의 칩 간 연결 기술인 NV링크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이는 엔비디아를 견제하는 동시에 클라우드 시장에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를 선호하는 고객층의 요구에 부응해 사용 편의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또한 엔비디아 칩 사용 고객이 향후 자사 AI 반도체로 전환하기 용이하도록 만들어 장기적으로 엔비디아 독점 체제를 해체하려는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한편 아마존웹서비스는 이날 자체 AI 모델 노바의 신규 버전 노바2와 기업이 독자적인 AI 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노바 포지 서비스도 함께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