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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8일 메르세데스-벤츠와 2028년부터 7년간 이어지는 2조 원대 대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8년 3월1일부터 2035년 6월30일까지다. 공급 지역은 유럽과 북미다.
시장에서는 당초 '46시리즈(원통형)' 수주를 유력하게 점쳤으나, 해당 물량이 벤츠의 고성능 라인업을 위한 '파우치형 배터리'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계약과 관련해 “특정 폼팩터를 공식적으로 언급할 순 없다”라고 답했지만 해당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이번 벤츠 계약 건은 파우치 배터리”라고 확인해 줬다.
파우치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알루미늄 파우치 필름을 국산화한 율촌화학은 앞선 올해 상반기부터 '수출 신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으며, 이번 벤츠 수주가 율촌화학의 '퀀텀 점프'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 "숫자는 거짓말 안 한다"… 율촌화학 수출 데이터 '수직 상승'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8월 7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율촌화학 본사가 위치한 서울시 동작구의 올해 2분기 알루미늄 파우치 필름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5.1% 급증한 1606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수출액은 2852만 달러로 전년 대비 37.3%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22년 본격 양산 이전에는 미미했던 수출 실적이 LG에너지솔루션 향 공급 확대와 맞물려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일본 DNP, 일본 쇼와덴코 등 기존 경쟁사 제품의 틈을 파고 든 결과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 데이터의 급증은 율촌화학의 파우치 필름이 글로벌 기준을 충족하고 본격적인 양산 궤도에 올랐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이미 물량이 터지고 있는 상황에서 벤츠라는 초대형 고객사까지 확보한다면 성장 기울기는 더욱 가파를 것"이라고 진단했다.
◆ 세계 최초 '183μm' 독점 기술… LG엔솔 밸류체인 'Key Player' 등극시장이 율촌화학을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독보적인 기술적 해자(Moat)다. 율촌화학은 세계 최초로 기존 제품보다 두꺼운 '183μm(마이크로미터) 고성형 파우치 필름' 양산에 성공해 현재 해당 규격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필름 두께가 두꺼울수록 배터리 셀의 대형화가 가능하며, 진동, 충격, 급격한 온도 변화 등에 대한 내구성이 강화돼 장기적 신뢰성이 향상된다.
이동욱 연구원은 "필름이 두꺼울수록 배터리 셀 대형화가 가능하고 내구성이 강화돼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고신뢰성 분야에 필수적"이라며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미시간 공장에서 조기 양산을 시작한 ESS용 LFP 배터리에 율촌화학의 183μm 필름이 독점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샘플 납품을 시작으로 2025년 1분기부터 본격 적인 판매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2026년까지 북미 ESS 생산능력을 30GWh 이상으로 확장할 계획인 만큼, ESS 분야에서의 독점적 지위가 이번 벤츠(전기차) 계약으로까지 확장될 경우 율촌화학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 평택 공장 완공, 생산능력 3배 껑충… "2030년 매출 7천억 자신“율촌화학은 밀려드는 수주에 대비해 선제적인 설비 투자(CAPEX)도 마친 상태다. 지난 4월 완공된 평택 포승 공장을 통해 생산능력을 기존 3000만㎡에서 7000만㎡로 2배 이상 늘렸으며, 내년 추가 증설을 통해 1억 1000만㎡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사측은 전자소재(배터리 파우치) 부문에서만 2030년 매출 7000억 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공격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이는 2024년 율촌화학 전사 매출의 1.5배에 달하는 규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LG엔솔의 벤츠 계약이 파우치형으로 최종 확인될 경우, 현재 주가는 율촌화학의 미래 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상태"라며 "일본 기업을 밀어내고 확보한 기술 리더십과 공격적인 증설 효과가 맞물려 강력한 리레이팅(Re-rating)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