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이 미 해군 군수지원함 유지·보수·정비(MRO) 사업 첫 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방산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회사는 15일 미 해군 보급체계사령부(NAVSUP) 및 해상수송사령부(MSC)와 군수지원함 ‘USNS 아멜리아 에어하트(Amelia Earhart)’의 중간 정비(Mid-Term Availability)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함정의 운용 준비태세 유지를 위한 필수 정비와 성능 개선 작업을 포함하며 미 해군의 높은 기술 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고난도 프로젝트다.
‘USNS 아멜리아 에어하트’는 4만톤급 군수지원함으로, 항공모함과 전투함에 최대 6000톤의 탄약·물자 및 2400톤의 연료를 보급할 수 있는 전략적 지원 전력이다. 2008년 취역 이후 주요 군수 임무를 수행해왔으며, 함명은 여성 최초 대서양 횡단 비행에 성공한 인권 운동가 아멜리아 에어하트를 기리기 위해 명명됐다.
이번 계약 체결은 국내 중형조선사로서는 최초의 미 해군 MRO 진출 사례로, HJ중공업의 기술력과 신뢰도가 국제적으로 입증된 결과로 평가된다.
MRO 사업은 함정의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특히 미 해군 함정 정비는 까다로운 규정과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만큼 진입장벽이 높지만 수익성도 뛰어나다.
최근 한미 간 MASGA 프로젝트, 미국 국방부의 지역기반 지속지원 프레임워크(RSF) 정책 등이 추진되며,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방산 협력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HJ중공업의 이번 계약은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국내 기업이 실제로 성과를 거둔 대표적 사례로 주목된다.
유상철 HJ중공업 대표이사는 “이번 계약은 회사의 정비 역량과 기술력, 계약 이행 능력 등 MRO 사업 핵심 경쟁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며 “50년 넘게 축적해 온 기술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납기와 품질 기준을 충족시켜 신뢰를 쌓아가겠다”고 말했다.
정비 작업은 2026년 1월부터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시작되며, 선체 및 시스템 점검, 부품 교체, 도장 등 일련의 정비작업을 마친 후 같은해 3월 말께 함정을 미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