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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 5개월새 가치 2배↑…오픈AI와 규제 정책 정면충돌

윤영훈 기자

입력 2026.02.13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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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 3배 넘는 300억달러 투자 유치로 3800억달러 기업 등극…AI 안전규제 슈퍼팩에 2000만달러 쾌척

사진=Gemini

AI 대화형 모델 클로드를 선보인 앤트로픽이 단숨에 3800억달러(약 545조원)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급부상했다. 지난해 9월 1830억달러였던 평가액이 불과 5개월여 만에 두 배를 웃도는 수준까지 치솟은 것이다.

앤트로픽은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정부계 투자기관 GIC와 벤처캐피털 코투의 주도로 진행된 시리즈G 라운드에서 300억달러(약 43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당초 계획했던 투자 목표치 100억달러는 물론, 지난달 상향한 200억달러마저 크게 웃도는 성과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블랙록·블랙스톤·피델리티를 비롯해 골드만삭스·JP모건체이스·모건스탠리 같은 글로벌 금융사와 세쿼이어캐피털·카타르투자청 등 주요 벤처캐피털 및 국부펀드가 대거 합류했다. 작년 11월 공개됐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의 출자금도 이번 발표액에 포함됐다.

크리슈나 라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클로드가 고객 비즈니스 운영의 중추로 자리잡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은 압도적 수요가 이번 자금 조달 결과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앤트로픽 측은 연간 기준 매출이 2024년 1월 1억달러였다가 지난해 같은 달 10억달러를 넘어섰고, 지난달에는 140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하는 등 해마다 10배 이상의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클로드가 아마존웹서비스·구글 클라우드·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글로벌 3대 클라우드 인프라 전체에 통합된 유일한 주요 AI 모델이라는 점도 부각했다.

이로써 앤트로픽의 가치는 업계 1위인 오픈AI의 5000억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오픈AI의 영리화 노선에 반발해 나온 전직 인력들이 창업한 앤트로픽은 이제 정책 영역에서도 오픈AI와 뚜렷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앤트로픽은 같은 날 AI 안전규제와 통제장치 도입을 촉구하는 정치활동위원회 '퍼블릭퍼스트액션'(공공우선행동)에 2000만달러(약 287억원)를 기부했다고 공개했다. 이 단체는 ▲AI 모델 투명성 제고 ▲강력한 연방정부 차원 규제체계 구축 ▲AI 칩 수출통제 ▲AI 기반 생화학무기·사이버 공격 방지 규제 등을 위한 정치 캠페인을 전개한다.

특히 이들은 연방 수준의 엄격한 규제를 요구하면서도 각 주정부가 독자적으로 시행하는 규제까지 무효화하는 데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주정부 개별 규제를 차단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방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CNBC 보도에 따르면 퍼블릭퍼스트액션은 720억~1,080억원(5,000만~7,500만 달러)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단체는 아동 온라인 보호 법안을 추진한 공화당 소속 테네시주(州) 지사 후보 마샤 블랙번과 AI 칩의 대중국 수출 제한 법안을 제출한 공화당 피트 리키츠 상원의원(네브래스카주)을 지지하는 광고를 집행 중이다.

앤트로픽은 "AI가 가져올 혜택을 누리면서도 위험요소는 관리하고, 미국이 AI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도록 하는 유연한 규제 틀이 필요하다"며 "이런 정책 수립 과정에서 수동적 관찰자로만 머물고 싶지 않다"고 기부 배경을 전했다.

이 회사는 퍼블릭퍼스트액션이 추구하는 정책 방향이 특정 정파나 자사 이익에 치우친 것이 아니라며 "AI 개발 기업들은 공익에 기여하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오픈AI와 벤처투자사 앤드리슨 호로비츠(a16z) 등이 설립한 정치활동위원회 '리딩더퓨처'(미래를 이끌다)는 규제 권한을 연방정부로 일원화하고 주정부의 독자 규제는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리딩더퓨처는 그레그 브록먼 오픈AI 사장 부부·a16z의 마크 앤드리슨·벤자민 호로비츠 등이 각각 1250만달러씩 기부하는 등 1억2500만달러(약 1800억원)를 모았다. 이 단체는 뉴욕주의 AI 규제 입법을 주도한 알렉스 보어스 민주당 후보에 반대하는 광고를, 텍사스에서는 AI 규제 완화를 내세운 크리스 고버 공화당 후보를 지원하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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