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긴박한 상황 속에서 세 번째 항공모함을 중동에 전격 배치하며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협상 결렬 시 즉각적인 군사 행동에 돌입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15일(현지시간) 미 매체 워싱턴포스트(WP)는 약 6000명의 병력을 태운 미 항공모함 '조지 H.W. 부시호'가 곧 중동 지역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부시호가 도착하게 되면 기존에 배치된 에이브러햄 링컨호, 제럴드 R. 포드호와 함께 중동 지역에만 총 3척의 항모 전력이 집결하게 된다.
지난달 말 미 버지니아주 노퍽 기지를 출항한 부시호는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 희망봉 부근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과 이란의 한시적 휴전이 종료되는 오는 21일경 목적지에 당도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제11해병원정대 소속 4200명이 탑승한 복서 상륙준비단도 이달 말 추가로 합류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 같은 전력 증강은 종전 협상 무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백악관은 휴전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이란의 핵물질 반출을 위한 특수부대 작전이나 호르무즈 해협 개방 및 하르그섬 확보를 위한 대규모 상륙작전 등 구체적인 군사 옵션을 검토 중이다.
제임스 포고 미 예비역 해군 제독은 "추가 병력 배치는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 중부사령부 지도부가 협상 무산 시 선택할 수 있는 전략적 폭을 넓혀주는 것"이라며 "상황 악화에 대비한 예비 전력 투입의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하고 종전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나 전망은 불투명하다.
지난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첫 협상은 소득 없이 결렬됐으며, 핵 보유 금지와 호르무즈 해협 통행권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가 여전히 팽팽하기 때문이다.
증강된 군사력을 바탕으로 즉각적인 공습이나 지상 작전이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