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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메가젠으로부터 이사·감사 선임 주주제안 접수…경영권 분쟁 신호탄

윤영훈 기자

입력 2026.04.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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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젠, 5.13% 지분 확보 후 경영권 개입 본격화…레이의 독보적 디지털 진단 포트폴리오 타깃

레이 CI.

치과 진단장비 분야의 강자 레이가 메가젠임플란트(이하 메가젠)의 본격적인 지분 확보 및 경영권 개입 시도에 직면하면서, 치과 장비 업계에 거대한 지각 변동이 시작됐다.

레이, 메가젠의 주주제안 접수
17일 회사에 따르면 레이가 최근 메가젠으로부터 이사 및 감사 선임과 정관 변경 등의 요구가 담긴 주주제안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메가젠은 올초부터 약 3개월에 걸쳐 레이 측에 일체의 사전 통보나 협의 없이 장내에서 레이 주식을 조용히 매집해 왔다. 메가젠은 특별관계자 5인과 합산해 레이 지분 5.13%(80만360주)를 취득했다고 이번달 8일 공시했다. 지분 취득 목적은 '경영권 영향'으로 명시했다.

메가젠 측은 언론을 통해 "인수 계획이 없으며, 우선은 공동개발과 사업확장을 통해 매출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는 레이에 이사회 구성 변경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발송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이 일련의 흐름(비공개 지분 매집, 경영권 영향 목적 공시, 이사회 구성 변경 요구)을 적대적 M&A의 교과서적 수순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재무적 투자나 전략적 협력 요청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메가젠의 타깃이 된 레이의 독자적 기술력
레이는 치과용 CBCT(콘빔 전산화단층촬영장치)·구강스캐너·3D 프린터를 모두 자체 개발·생산하는 한국 유일의 디지털 치과진단 풀라인업 기업이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해외 수출로 거두며, 디지털 덴탈 영상장비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력과 글로벌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메가젠은 진단장비 포트폴리오가 사실상 부재한 상태다. 메가젠은 유럽 임플란트 시장 점유율 1위를 포함해 100여 개국에 수출하는 국내 임플란트 빅3 기업이지만, 경쟁사인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미 영상장비를 내재화해 '원스톱 덴탈 솔루션' 체계를 구축한 상황이다.

레이의 기술력을 흡수하면 메가젠은 스캔부터 진단·분석·시술까지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단번에 완성할 수 있다. 여기에 메가젠이 수차례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다 번번이 무산된 전력이 있다는 점도, 레이 인수를 통한 사실상의 우회적 자본시장 접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주주총회 표 대결로 넘어간 레이의 운명
메가젠의 지분 취득 사실이 시장에 알려진 직후 레이 주가는 요동쳤다. 4월 9일 하루 만에 약 30% 급등한 데 이어, 4월 16일 종가 기준 1만660원까지 상승했다.

이제 레이의 경영권 향방은 주주총회로 넘어간다. 이사 및 감사 선임과 정관 변경은 주총 결의 사항으로, 양측 모두 의결권 확보를 위한 우호 지분 확보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현재 메가젠이 보유한 5.13%는 주총 안건을 단독으로 통과시키기에는 부족한 수치다. 향후 추가 지분 매집 또는 기관·소액주주를 향한 양측의 설득 작업이 분쟁의 최종 향방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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