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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등 돌린 오픈AI, 소송전 벼른다…"챗GPT 통합 약속 방치"

윤영훈 기자

입력 2026.05.15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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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협력 이후 제한적 기능 구현 및 수익 저조로 갈등 격화
구글 '제미나이' 도입과는 별개로 하드웨어 시장 경쟁까지 예고

사진=Gemini

아이폰에 자사 인공지능(AI)을 탑재하며 애플과 손을 잡았던 오픈AI가 파트너를 향해 칼을 빼 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여러 소식통을 인용해 오픈AI가 외부 법률 대리인을 고용하고 애플에 대한 소송을 포함한 법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갈등의 핵심은 챗GPT의 기기 내 통합 수준이다. 애플은 2024년 6월 독자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자사 음성 비서 '시리'가 챗GPT를 통해 답변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당시 협력은 시리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애플과 막대한 아이폰 이용자를 확보하려는 오픈AI 양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전략적 제휴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오픈AI는 애플이 자사 운영체제(OS)에 챗GPT를 깊숙이 이식하고 이용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전면에 배치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실제 활용 범위를 극도로 제한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아이폰 사용자가 시리를 통해 챗GPT를 작동시키기 까다로운 데다, 간신히 접속하더라도 공식 앱 사용 때보다 훨씬 짧고 제약이 많은 답변만 돌아오는 형편이다.

오픈AI는 이러한 불완전한 기능 적용이 자사 브랜드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매년 수십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던 구독료 수입마저 기대치를 크게 밑돌면서 양측의 불만이 극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오픈AI 임원은 자사가 제품 통합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했으나 애플은 최소한의 성의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논의 과정에서 애플이 명확한 기술 적용 방안을 공개하지 않은 채 맹목적인 신뢰만을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2년 전 세기의 동맹으로 불렸던 양사의 관계는 이제 전면적인 경쟁 구도로 재편되고 있다. 애플은 최근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주력으로 채택하고 시리와 연동되는 AI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다. 오픈AI도 애플 디자인의 핵심 인물이었던 조니 아이브의 스타트업 'io'를 인수해 자체 AI 기기 제작에 돌입하며 하드웨어 분야에서의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도 지난해 말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애플과의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오픈AI 측은 초기부터 애플과의 제휴가 독점적 형태가 아니었던 만큼, 구글 제미나이를 비롯한 경쟁 모델 탑재가 이번 법적 조치 검토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픈AI가 아직 애플을 상대로 한 소송 제기를 확정하지 않았으며, 법정 다툼으로 이어지더라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의 소송전이 마무리된 뒤에야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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