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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PMIC 반도체 몰리브덴 본격 진출…삼성·SK 주도 '차세대 반도체 금속 배선' 밸류체인 재편

윤영훈 기자

입력 2026.06.08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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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유일 특수 금속 대기업 화목, 선단 공정 미세화 한계 돌파할 핵심 소재로 몰리브덴·바나듐 지목
3D NAND·로직 공정서 텅스텐 저항 병목 심화…'몰리브덴 도입·텅스텐 퇴출(鉬進鎢退)' 패러다임 주도
中 자원 무기화는 '탈중국 프리미엄' 반사 이익으로…동진쎄미켐·지오엘리먼트 등 한국 소부장 밸류체인 수혜 본격화

사진=Gemini

대만 화목(華鉬·PMIC·6990.TW)이 반도체용 특수금속 소재 시장 진출을 중장기 성장축으로 제시하면서, 몰리브덴(Mo)과 바나듐(V)을 둘러싼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적층 3D NAND와 GAA 등 첨단 반도체 공정에서 기존 텅스텐(W) 의존도를 낮추고 몰리브덴 도입 가능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중국의 전략광물 수출통제 강화와 맞물려 비(非)중국계 공급망 확보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화목은 몰리브덴과 바나듐 기반의 정밀화학 및 특수합금, 자원 재활용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로, 폐촉매와 금속 자원을 회수·정제해 다시 산업 소재로 활용하는 순환경제 모델을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단순 금속 제련이 아니라 반도체·에너지저장장치·특수합금으로 이어지는 고부가 소재 밸류체인 확장 시도로 보고 있다.

초고적층·선단 공정의 임계점 돌파구…'텅스텐' 가고 '몰리브덴' 부상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주목하는 변화는 ‘텅스텐 줄이기’, 미세화 공정에서 몰리브덴 도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자료에 따르면 몰리브덴은 텅스텐 대비 전기적 특성과 공정 효율 측면에서 장점이 부각되며 차세대 배선 소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특히 Barrierless 공정 구현 가능성, ALD(Atomic Layer Deposition) 기반 증착 적합성, 고적층 3D NAND 및 차세대 GAA 공정 적용 가능성 등이 주요 포인트로 언급된다.

대만 현지 보도에 따르면 화목은 이런 공정 변화 흐름을 중장기 기회로 보고 미국 시장 개척과 반도체 공급망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왕다제 회장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몰리브덴 응용 확대를 회사의 장기 성장곡선 가운데 하나로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실제 고객 인증과 양산 공급, 매출 반영 여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신중한 시각도 함께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계가 제시한 전망치를 보면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도 소재 수요 확대 논리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고성능 메모리와 미세공정 전환이 본격화할 경우 몰리브덴 계열 소재 수요가 점진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화목의 '탈중국' 순환 경제 모델, 中 자원 무기화 속 전략적 해자로 안착

화목이 주목받는 또 다른 배경은 중국발 전략광물 통제 강화다. 전 세계 텅스텐의 80%를 장악한 중국이 최근 희토류 통제를 확대하며 텅스텐 관련 원료 및 완제품 수출을 사실상 전면 금지했다. 올해 대(對)일본 수출이 전무할 정도로 자원 무기화가 노골화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몰리브덴과 바나듐을 함께 다루는 화목의 사업 구조가 다시 조명되고 있다. 화목은 몰리브덴 계열 제품뿐 아니라 바나듐 기반 소재와 전해액 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바나듐 V는 에너지저장장치와 특수소재 분야에서 전략 금속으로 평가받고 있어, 반도체와 에너지 소재를 함께 보는 복합 포트폴리오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이를 ‘탈중국’ 순환경제 모델의 한 사례로 해석한다. 원광 확보 중심의 전통적 자원개발 방식이 아니라, 폐촉매와 산업 부산물 재활용을 통해 몰리브덴·바나듐을 회수하고 다시 첨단 산업소재로 연결하는 구조라는 점에서다. 다만 실제로 반도체 공급망에서 어느 수준까지 채택될 수 있을지는 품질 안정성, 고순도 정제 능력, 장기 공급계약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왕다제(王大介) 화목 회장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26년 약 9754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6.3% 고성장할 것"이라며, "특히 올해 39% 이상 성장이 전망되는 메모리 산업을 중심으로 고순도·추적 가능성을 갖춘 소재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반도체 분야에서 몰리브덴과 바나듐(V)의 응용을 지속적으로 심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K 주도 K-소부장 밸류체인 '재평가(Re-rating)' 초읽기

화목의 반도체 진출 선언은 단순한 개별 기업의 이슈를 넘어, 한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메모리 생태계의 전면적인 자본·기술 지형 재편을 시사한다.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텅스텐의 한계를 선제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9세대 V-NAND 금속 배선 공정에 몰리브덴을 도입했다. 글로벌 장비·소재 기업들의 한국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독일 머크(Merck)와 프랑스 에어리퀴드(Air Liquide)가 선제적으로 한국에 전구체 전진기지를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거대한 소재 패러다임 전환은 한국 주식 시장(KOSPI/KOSDAQ) 내 소부장 섹터의 뚜렷한 밸류에이션 차별화를 낳고 있다. 육불화텅스텐(WF6)을 주력으로 하던 기존 가스 소재 기업(SK스페셜티, 후성 등)이 사업 구조 전환의 압박을 받는 반면, 새로운 생태계에 진입한 기업들에게는 성장의 기회가 열렸다.

주목할 점은 차세대 전구체 생태계다. 노광 공정용 PR 1위인 동진쎄미켐은 미국 마테리온(Materion)과의 협력을 통해 몰리브덴 전구체 시장 진출을 조율하며 강력한 재평가(Re-rating) 동력을 확보했다. 솔브레인, 원익머트리얼즈 등도 프리커서 국산화 R&D를 통해 신시장 선점을 노리고 있다.

ALD 장비 및 특수 부품 인프라도 주목받는다. 몰리브덴은 상온에서 고체 상태로 존재해 고온 승화 및 정밀 이송이 필수적이다. 이에 특화된 고체 전구체용 '솔리드 캐니스터' 기술을 보유한 지오엘리먼트가 직접적인 수혜주로 지목되며, 주성엔지니어링과 유진테크 등 전공정 장비사들은 글로벌 독점 장비의 국산화를 통한 도약적 성장을 준비 중이다.

기초 원소재 정제도 접근 대상이다. 화목과 마찬가지로 중국발 자원 무기화의 반사 이익을 얻는 기업이 있다. 국내 몰리브덴 시장의 75%를 점유한 세아M&S(세아홀딩스 계열)는 아시아 유일의 독자적인 일괄 배소 인프라를 통해 비중국산 고순도 원료를 공급하며, 국가적 '소재 안보'의 중추로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화목이 몰리브덴과 함께 차세대 주력 소재로 지목한 '바나듐(V)' 역시 향후 멤리스터(뉴로모픽 회로) 및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급을 위한 장주기 에너지 저장 장치(VRFB)의 핵심 소재로 꼽히고 있어, 한국 증시의 차기 첨단 소재 모멘텀으로 확산될 잠재력을 품고 있다. 대만 화목의 도약은 텅스텐 시대의 종언을 알리는 동시에 한국·대만 반도체 공급망 전반에 걸친 기술적 진화의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윤영훈 기자 jihyunengen@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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