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막을 올리는 나토 정상회의 첫날, 수십조 원에 달하는 매머드급 방위산업 계약을 공식 발표한다. 동맹의 방위비 증액을 강하게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엄격한 성적표 점검을 앞두고, 나토 차원의 대대적인 국방비 투자 의지를 선제적으로 과시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6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뤼터 사무총장은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린 앙카라 현지 기자회견에서 "나토 동맹의 방어력과 억지력에 필수적인 핵심 무기 체계를 제공할 수백억 달러 규모의 신규 계약을 내일(7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계약의 세부 청사진은 7일 정상회의 공식 행사로 열리는 방산포럼에서 베일을 벗을 전망이다.
특히 뤼터 사무총장은 이 자리에서 유럽과 캐나다의 높아진 안보 기여도를 적극적으로 부각했다. 그는 "유럽 동맹국들과 캐나다가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약 4%를 국방·안보 분야에 쏟아부으며, 과거 컸던 미국과의 지출 격차를 맹렬히 좁혀가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궁극적인 지향점인 'GDP 대비 5% 지출'을 향해서도 이미 획기적인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하며, 이번 앙카라 회의에서 각 회원국이 5%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이고 신뢰할 만한 재원 마련 로드맵을 제시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러한 뤼터 총장의 발언은 다분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의식한 포석이다. 앞서 나토 회원국들은 지난 2024년 6월 네덜란드 헤이그 정상회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거센 요구를 수용해 오는 2035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5%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이른바 '헤이그 국방 공약'에 합의한 바 있다. 매슈 휘터커 나토 주재 미국 대사 역시 5일 프레스콜을 통해 "이번 앙카라 정상회의에서 해당 공약의 실제 진척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고 예고한 상태다.
한편, 뤼터 사무총장은 방위비 이슈 외에도 주요 지정학적 현안에 대한 동맹의 결속을 주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취약한 방공망을 보강하기 위한 동맹국과 파트너국들의 끊임없는 군사 지원을 호소했다. 아울러 "태평양 지역의 정세 파도는 대서양 너머의 안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중국의 팽창주의와 패권 야욕을 결코 순진하게 지켜봐서는 안 된다고 날을 세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