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공지능(AI) 관련 투자가 늘면서 발생한 반도체 가격 상승이 경제 전반의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어지는지 파악하기 위해 공식 검토에 들어갔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 확대가 메모리와 로직 칩, AI 인프라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는 현상을 이번 회의에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워시 의장은 "이 같은 가격 상승이 특정 산업 내에 국한되는지, 혹은 보다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전이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 수장이 AI 투자로 인한 반도체 가격 상승을 FOMC의 주요 논의 과제로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에는 AI 기술 도입이 생산성을 향상시켜 장기적으로 물가를 안정시킬 가능성에 중점을 두었으나, 투자 확산 자체에 따른 단기 물가 상승 여파를 공식 점검 대상에 올린 것이다.
워시 의장은 최근 4개 분기 동안 AI 관련 첨단 장비 및 소프트웨어 투자가 약 20% 증가했다며 "이는 제조업 생산 모멘텀을 유지하고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공급 측면에서 이러한 투자의 효과가 나타나는 시점과 규모를 미리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제약을 인정했다.
아울러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지난 5년간의 고물가가 현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 팬데믹 공급망 충격, 지정학적 리스크, 에너지 공급 차질, 관세 인상 등 제반 경제적 요인과 대차대조표가 금융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다뤘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대응과 관련해 워시 의장은 "연준에 암묵적이거나 느슨한 물가 목표는 없다. 연준의 목표는 오직 2% 하나뿐"이라며 물가 안정 달성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어 "5년 이상 누적된 고물가 압력이 단 몇 주나 한 달 수준의 물가 둔화로 해소되지 않는다"며 "물가 안정을 이룰 때까지 연준의 기조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래 정책 방향에 대한 통화당국의 언어적 신호(포워드 가이던스)를 줄이겠다는 방침도 재확인했다.
워시 의장은 "시장 참가자들은 이제 연준이라는 '심판'이 아닌 경제 지표라는 '공'을 직접 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시장은 연준 발언보다 실제 경제 여건에 더 유기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