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자금 조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달러화 회사채를 발행한 직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유로화 채권도 발행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메타는 유럽 채권시장에 처음 진입해 90억유로(약 13조6000억원)를 조달했다. 이 채권은 만기 4~38년의 6개 종류로 나뉜다. 특히 경쟁사인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적용한 가산금리보다 약 1.4배 높은 조건을 제시해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
그 결과 애초 계획한 물량의 6배에 달하는 530억유로(약 79조8000억원) 규모의 매수 주문이 몰렸다. 2016년 세계 최대 맥주회사 AB인베브가 세운 종전 최고 기록인 310억유로를 넘어선 것으로, 유럽 회사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주문량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AI 산업의 과열을 경계하던 보수적 투자자까지 끌어들일 정도로 메타가 높은 수익률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전날 미국 채권시장에서 150억달러를 확보한 메타는 이틀 사이 대서양 양쪽에서 200억달러(26조80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아울러 A형 보통주 250억달러, 전환우선주 125억달러 등 375억달러 규모의 유상증자 절차도 최근 마쳤다. 여기에 C형 무의결권 주식을 통한 600억달러 규모의 장내매각 프로그램까지 더해 총 975억달러(약 131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자본 확충 계획을 추진 중이다.
메타가 이처럼 공격적으로 자금을 모으는 것은 AI 기술 패권 경쟁에 필요한 인프라 투자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는 올해 연간 자본지출(CapEx) 예상치를 최대 1455억달러로 대폭 상향했다. 이에 따라 재무 부담이 커지면서 최근 공개된 3분기 실적에서 잉여현금흐름(FCF)은 21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메타의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면서도 향후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로이터는 이번 대규모 자금 조달 시기가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영향으로 AI 및 데이터센터 관련 규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커진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