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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제약, 경구형 GLP-1 신약가치로 리레이팅 가시권…목표주가 4.5만원 ‘매수’-SK증권

고종민 기자

입력 2025.11.0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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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3일 일동제약에 대해 경구용 저분자 GLP-1RA 후보물질 ID110521156의 임상 경쟁력과 시장 구조 변화에 힘입어 기업가치 재평가(리레이팅) 가능성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선경 연구원은 “현 주가 2만3,500원(전일 종가) 수준은 파이프라인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4만5,000원을 제시했다. 이는 전거래일 주가(2만3500원) 대비 약 91%의 상승 여력을 의미한다.

이 연구원은 “ID110521156은 주사제 중심의 비만치료제 시장 패러다임을 경구용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기술적 경쟁력을 입증했다”며 “짧은 반감기와 높은 효능,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기반으로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이전 가능성도 크다”고 평가했다.

목표주가 산정에는 Orforglipron(엘리 릴리의 경구형 GLP-1) 매출 추정치의 3% 점유, 2030년 출시, 판관비 30%, 할인율 10%, 환율 1,400원을 적용한 보수적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파이프라인 현재가치(NPV) 약 1.4조원을 반영했다.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은 GLP-1 주사제 ‘Wegovy(노보노디스크)’와 ‘Zepbound(엘리 릴리)’를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지만, 고가 약가와 장기주사 부담, 위장관 부작용 등의 문제로 전체 비만인구 중 약 2%만이 치료를 받고 있다.

이선경 연구원은 “경구용 저분자 GLP-1 치료제는 복용 편의성과 생산원가 경쟁력을 갖춰 시장 대상을 10배 이상 확대할 잠재력이 있다”며 “ID110521156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단기 체중감량 효과와 낮은 간독성 위험을 입증한 유력 후보”라고 분석했다.

ID110521156은 짧은 반감기(약 4시간)를 통해 약효 발현 후 체내에서 빠르게 배출되기 때문에 약물 축적 위험이 낮고, 중대한 이상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또한 임상 1상에서 타이트레이션(점진적 용량증량) 없이도 100~400mg 투여가 가능할 정도로 내약성이 높았으며, 4주 기준 체중감량은 100mg 투여군에서 6.9%, 200mg 투여군에서 9.9%에 달했다. 플라시보 보정 후 체중감량 효과는 6.8%로, 엘리 릴리의 Orforglipron 대비 우수한 단기 효능을 보여줬다.

그는 “위장관 부작용은 GLP-1 계열 약물의 기전상 불가피한 부분이지만, ID110521156의 이상사례는 대부분 경미한 수준으로 보고됐다”며 “ALT·AST 등 간 기능 지표가 개선된 반면 총 빌리루빈이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은 약물이 UGT1A1 효소를 약하게 억제한 결과로, 약물유발성 간손상(DILI)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연구원은 글로벌 경쟁사들의 연이은 임상 실패가 오히려 일동제약에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이자의 Danuglipron, TERNS의 TERN-601, 아스트라제네카·로슈 계열의 일부 후보물질은 간독성 또는 위장관 부작용으로 개발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경구용 GLP-1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려는 글로벌 빅파마들의 수요는 여전히 높지만, 공급 가능한 후보물질은 일동제약을 포함해 2~3개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그는 “ID110521156은 단기 강효능과 안전성 신호를 동시에 확보해 기술이전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L/O(라이선스 아웃) 성사 여부가 주가 리레이팅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선경 연구원에 따르면 향후 6~12개월간 주목할 주요 이벤트로 ▲GLT tox 등 2상 진입 요건 충족 공시 ▲임상 2상 프로토콜 및 첫 환자 투여(FPI) ▲글로벌 기술이전 논의 진전 ▲Orforglipron 약가 및 급여 프레임 공개가 꼽힌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OTC 부문 이관에 따른 매출 역성장이 불가피하지만, 내년부터는 판관비 효율화와 신약 가치 반영으로 실적과 밸류에이션의 동반 회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경구 저분자 GLP-1 전환은 비만 치료제 시장의 두 번째 성장곡선을 여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ID110521156은 단기 강효능, 짧은 반감기, 우수한 내약성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한 후보로 평가된다. 현 주가 2만3500원은 파이프라인 가치(1.4조원)를 감안하면 여전히 보수적인 수준으로, 임상 2상 진입 및 파트너십 가시화에 따라 본격적인 리레이팅이 가능하다”고 평했다.

이 연구원은 마지막으로 “현재 시장은 일동제약의 임상 데이터에 대한 오해로 기업가치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기술적 성과가 명확히 입증된 만큼 투자자들은 단기 변동성보다 중장기적인 신약 가치 실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종민 기자 kjm@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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