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앤씨바이오가 중국 인체조직 이식재 시장을 장악했던 '큰 손'과 손잡고 8600억 원 규모의 대륙 시장 공략에 나선다.
엘앤씨바이오는 자회사 엘앤씨차이나가 상하이 제이야라이프(Shanghai Jeiya Life)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주력 제품인 '메가덤플러스(MegaDerm Plus)'의 중국 판매를 공식 개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제휴가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파트너사인 상하이 제이야라이프의 막강한 영업력 때문이다. 제이야라이프는 불과 2년 전까지 중국 로컬 인체조직 피부이식재 1위 기업의 독점 판매를 맡아, 당시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기록했던 '유통 공룡'이다. 엘앤씨바이오는 이번 계약을 통해 제이야라이프가 보유한 대형 종합병원 중심의 방대한 공급망을 단숨에 확보하게 됐다.
'메가덤플러스'는 중국 당국의 까다로운 규제를 뚫고 승인받은 '중국 최초'의 인체조직 기반 의료기기다. 그동안 중국 정부의 높은 심사 기준으로 인해 수입 허가 이후 판매 준비까지 시일이 소요됐으나, 엘앤씨차이나는 이 기간 동안 각 성(省)별 의료보험국 제품 등록과 병원 코드 확보 등 행정 절차를 완벽히 마무리했다. 즉, 빗장이 풀리자마자 즉각적인 매출 발생이 가능한 구조를 만든 셈이다.
엘앤씨바이오의 중국 사업은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화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 2020년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이후, ▲하이난성 긴급사용 승인 ▲원재료(Donor) 수입 허가 ▲NMPA(국가약품감독관리국) 수입 허가 등 굵직한 마일스톤을 달성해왔다. 현재는 메가덤플러스의 현지 생산 허가를 위한 '패스트트랙' 심사를 추진 중이며, 내년 중 허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장 전망도 밝다. 중국 컨설팅 업체 B&Y Consulting에 따르면 2025년 중국 동종이체 피부이식재 시장 규모는 약 8600억 원(43.3억 위안)에 달할 전망이다. 화상 치료, 성형 수술 등 임상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엘앤씨바이오와 같은 기술력 있는 해외 기업에게는 기회의 땅으로 불린다.
이환철 엘앤씨바이오 대표는 "상하이 제이야라이프는 중국 시장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아는 베테랑 파트너"라며 "강력한 유통망에 메가덤플러스의 독보적인 제품력을 태워 조기에 시장을 안착시키고, 실질적인 매출 성장을 증명해 보이겠다"고 자신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최초' 타이틀을 가진 제품이 검증된 '1등 유통망'을 만났다는 것은 성공 확률이 매우 높다는 의미"라며 "내년 현지 생산까지 성사될 경우, 영업이익률 개선과 함께 엘앤씨바이오의 기업 가치는 완전히 다른 레벨로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