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 계열 신약개발 전문기업 디앤디파마텍이 미국에서 개최 중인 Obesity Week 2025 학회에서 경구용 GLP-1/GIP 이중작용제 ‘MET-GGo’의 전임상 결과를 최초 공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포스터 발표는 디앤디파마텍이 글로벌 시장에 내세우는 차세대 경구형 비만치료제의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검증한 사례로 평가된다.
MET-GGo는 GLP-1과 GIP 수용체를 동시에 자극하는 경구형 이중작용 펩타이드 약물로, 멧세라와 디앤디파마텍이 공동 개발 중인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이번 발표에서 디앤디파마텍은 비글견 대상 약동학 및 흡수 평가 결과, 그리고 비만 마우스 모델에서의 체중 감소 효능 데이터를 공개했다.
약동학 시험 결과 MET-GGo의 반감기(half-life)는 약 101시간으로, 이는 현재 보고된 GLP-1 계열 펩타이드 중 최상위 수준에 해당한다. 인체 반감기가 15일 이상으로 확인된 멧세라의 주사형 MET-097i와 유사한 수준이며, 세마글루타이드(약 7일), 터제파타이드(약 5일), 레타트루타이드(약 6일) 등 기존 글로벌 비만치료제보다 월등히 길다. 이로 인해 2주 이상 지속 가능한 장시간 효능 유지가 기대되며, 투약량 감소 및 위장 부작용 완화 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경구 흡수율 역시 주목할 만하다. 비글견 경구투여 시험에서 MET-GGo는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대비 동일 용량 기준 10배 이상 높은 혈중 약물 노출을 달성했다.
이는 디앤디파마텍의 독자적 경구 펩타이드 플랫폼 ‘오랄링크(ORALINK)’의 우수한 약물 전달 효율이 재현된 결과로, 플랫폼의 안정성과 범용성을 입증한 사례로 해석된다.
비만 마우스 모델 전임상에서 MET-GGo는 투여 28일 만에 체중 29.1% 감소를 기록했다. 동일 용량 기준으로 일라이 릴리의 터제파타이드(17.7%) 및 바이킹테라퓨틱스의 VK2735(18.5%)를 크게 상회하는 결과로, 경구 제형임에도 주사형 다중작용제에 필적하는 체중감량 효과를 보여줬다.
현재 경구용 GLP-1/GIP 다중작용제 중 의미 있는 연구 데이터를 공개한 기업은 바이킹테라퓨틱스(Viking Therapeutics)의 VK2735 정도에 그친다. VK2735는 긍정적인 초기 임상 결과로 후기 임상에 진입할 전망이지만, 낮은 경구 생체이용률로 인해 하루 50~100mg의 대용량 복용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디앤디파마텍의 MET-GGo는 소용량 경구 펩타이드만으로도 주사형과 유사한 효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특히 반감기·흡수율·체중감소율 등 주요 지표 전반에서 글로벌 선도 약물을 능가하며, 경구형 비만치료제의 차세대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디앤디파마텍은 이미 2023~2024년 사이 MET-GGo를 포함한 총 6종의 비만치료제 후보물질을 약 1.1조원(803백만 달러) 규모로 멧세라(Metsera)에 기술이전한 바 있다. 이 중 MET-GGo는 향후 임상 진입이 예정돼 있으며, GLP-1 단일작용제 MET-097o·MET-224o 등 경구용 시리즈가 연이어 임상에 착수했다. 올해 안에 4주 투여 후 인체 효능 데이터 공개도 기대된다.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는 “이번에 공개된 전임상 시험 결과는 반감기와 흡수율 등 약동학적 특성뿐 아니라 경쟁 약물 대비 우월한 체중 감소 효능을 명확히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펩타이드 기반 경구 제형의 다중작용제 설계를 통해 차세대 비만치료제 시장의 변곡점을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멧세라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인수 제안이 이어지고 있으며, 당사는 파트너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임상 진입 가속화 및 기술 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