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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아폴로글로벌 “사모대출 위험은 오해..대중의 광기와 같다”

서윤석 기자

입력 2025.12.04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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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완 CEO “시장 95%는 투자등급”
월가 “규제 사각지대, 차기 금융위기 단초” 우려도

사진=마크 로완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CEO(아폴로 홈페이지)


미국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의 마크 로완(Marc Rowan)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사모대출(Private Credit) 시장을 둘러싼 우려를 “대중의 광기”에 비유하며 “시장의 불안은 근거 없는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일축했다.

로완 CEO는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기고문을 통해 “사모대출의 위험성에 대한 논란은 시장 구조와 자금 출처에 대한 오해, 그리고 사모대출과 ‘레버리지 대출’을 구분하지 못하는 데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국 계몽주의 사상가 찰스 맥케이(Charles Mackay)의 저서 ‘대중의 미망과 광기’를 인용하며 “사모대출에 대한 미디어의 과도한 경고는 집단적 광기와 같다”고 강조했다.

로완 CEO는 “전체 사모대출 시장 규모는 약 40조달러(한화 5경6000조원)이며, 그중 95%는 투자등급 자산으로 분류된다”며 “비(非)투자등급에 해당하는 레버리지 대출은 시장의 단 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모대출은 불투명하거나 신용평가를 거치지 않는다는 주장은 오해이며,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는 장기 관점에서 참여하고 있다”며 “이 시장이 금융 시스템을 오히려 더 회복력 있고 분산된 구조로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사모대출은 은행이 아닌 비은행 금융중개기관(NBFI)이 기업에 직접 대출을 제공하는 형태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건전성 규제가 강화되자 급속히 성장했다. 

특히 아폴로글로벌, 블랙스톤, KKR 등이 시장을 주도하며 사모대출은 ‘그림자 금융’의 대표 영역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이러한 낙관론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는 최근 사모대출을 활용한 일부 기업 파산 사례를 거론하며 “바퀴벌레 한 마리를 봤다면 더 많을 것”이라며 시장 전반의 잠재 리스크를 우려했다.

잉글랜드은행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 역시 “사모대출의 복잡한 금융공학 구조가 2008년 위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도 “사모대출은 사실상 쓰레기 대출(Garbage Lending)에 가깝다”며 “다음번 금융위기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로완 CEO가 “사모대출은 오해받고 있다”고 방어에 나섰지만, 월가와 각국 중앙은행은 여전히 규제 사각지대에 놓인 비은행 대출 시장이 글로벌 금융 안정성의 약한 고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서윤석 기자 yoonseok.suh@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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