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INANCE SCOPE

구독하기
국제관계

중국 세관, 엔비디아 H200 통관 금지 지시… 미중 정상회담 앞둔 '전략적 맞불'

남지완 기자

입력 2026.01.15 08:41

숏컷

X

반드시 필요한 경우 아니면 엔비디아 칩 구매 자제 입장 표명

사진=제미나이


최근 미국 정부가 엔비디아의 AI 반도체 ‘H200’의 대중 수출을 조건부로 허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당국이 해당 칩에 대한 통관 금지 지시를 내리며 대미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세관 당국은 최근 세관 요원들에게 H200 칩의 중국 내 반입을 허용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정부는 자국 기업들과의 회의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해당 칩을 구매하지 말라고 명시적으로 지시하는 등 사실상의 금수 조치에 준하는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현지 소식통은 “당국의 지시 내용이 워낙 엄중해 현재로서는 반입이 원천 차단된 상태나 다름없다”며 “향후 정치적 상황 변화에 따라 가변적일 수는 있으나 현재로서는 매우 강력한 수입 억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수익 확보 계획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 기술기업들은 이미 개당 2만7000달러(약 4000만원)에 달하는 H200 칩을 200만개 이상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엔비디아의 현재 재고량인 70만개를 크게 상회하는 규모다. 만약 판매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판매액의 25%를 국고로 환수하기로 한 미국 정부의 수익은 135억달러(약 20조원)에 달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이러한 수입 제한 움직임이 오는 4월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회담을 앞두고 협상 지렛대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로디움 그룹과 외교관계협의회(CFR) 등 주요 싱크탱크는 중국이 미국을 'AI 칩 수출과 국고 수입 확보에 필사적인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수입 승인을 대가로 기술 통제 해제 등 미국의 실질적인 양보를 끌어내려 시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이번 지시 직전 H200 칩을 조건부로 중국에 수출할 수 있도록 반도체 수출 허가 정책을 개정했으나, 중국의 예상치 못한 '통관 거부' 카드로 인해 양국 간의 반도체 패권 다툼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남지완 기자 ainik@finance-scope.com

섹터 VIE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