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내년 2월 중순 설 연휴 이전에 인공지능(AI) 칩 ‘H200’의 중국 수출을 시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중국 당국의 구매 승인 여부가 확정되지 않아 일정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로이터 통신은 22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엔비디아가 기존 재고를 활용해 초기 물량을 중국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예상 출하량은 5000∼1만 개의 칩 모듈이다. H200 칩 기준으로는 약 4만∼8만 개에 해당한다.
엔비디아는 중국 고객사들에게 H200 칩의 신규 생산 능력 확충 계획도 공유했다. 관련 추가 주문은 내년 2분기부터 접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중국 정부가 아직 H200 구매를 공식 승인하지 않았고, 정부 결정에 따라 수출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수출이 성사될 경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H200 칩의 대중국 수출을 25% 수수료 부과 조건으로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중국에 반입되는 첫 물량이 될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호퍼(Hopper)’ 라인에 속하는 H200은 최신 ‘블랙웰(Blackwell)’ 시리즈보다는 한 단계 이전 제품이다. 그러나 여전히 인공지능 연산에 특화된 고성능 칩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미국 의회에서는 이번 수출 추진을 둘러싸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매사추세츠)과 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뉴욕)은 이날 미 상무부에 서한을 보내 H200 칩의 중국 수출과 관련한 심사 과정과 승인 여부를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수출이 허용될 경우 해당 칩의 군사적 활용 가능성에 대한 평가 내용과, 이러한 결정에 대해 미국의 동맹국 및 협력 국가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설명해 달라고 상무부에 촉구했다.
앞서 워런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수출 허용 결정을 두고 “중국의 기술적·군사적 지배력 강화를 부추기고 미국의 경제와 국가 안보를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미 상무부와 엔비디아 측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