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붐으로 전 세계 구리 수요와 가격이 급등하는 가운데 아마존이 미국에서 약 10년 만에 새롭게 개발된 구리 광산의 생산 물량을 선점하며 원자재 확보에 나섰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글로벌 광산업체 리오틴토와 2년간의 구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계약 대상은 리오틴토가 애리조나주 투손시 동쪽에서 운영 중인 구리 광산에서 생산되는 물량이다.
해당 광산은 매장된 구리의 품위가 낮아 그간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개발이 중단돼 왔다.
다만 리오틴토는 세균과 산을 활용해 금속을 추출하는 친환경 기술인 ‘뉴턴(Nuton)’ 프로젝트를 적용해 상업적 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신규 광산 개발이 환경 규제와 비용 부담으로 어려워진 상황에서, 기존 저급 광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구리는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핵심 광물이다.
AI 서버의 전선과 회로기판은 물론, 대규모 전력 공급을 위한 변압기와 배선에도 대량으로 사용된다. 이 같은 수요 확대 속에 구리 선물 가격은 지난해에만 41% 상승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파운드당 6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이 구리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인 점도 가격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해 구리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추가 관세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어, 구리 가격이 더 오를 여지도 남아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번 계약으로 확보되는 구리 물량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리오틴토는 뉴턴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4년간 약 1만4000t의 구리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대형 데이터센터 한 곳을 가동하기에도 충분하지 않은 규모라고 WSJ은 전했다.
그럼에도 아마존이 이번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배경에는 친환경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뉴턴 프로젝트는 기존 채굴 방식보다 탄소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크리스 로 아마존 세계탄소책임자는 “사업 성장을 뒷받침할 저탄소 솔루션을 찾기 위해 원자재 단계부터 접근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관점에서 구리는 그 핵심 요소”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은 미국 내 광산 개발을 활성화해 자원 안보를 강화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사이먼 트로트 리오틴토 최고경영자(CEO)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구리 채굴 확대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한편 리오틴토는 최근 글로벌 광산업체 글렌코어와의 합병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어, 향후 구리 시장의 공급 구조 변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