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올해 중국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폐막하는 가운데 중국 당국이 AI, 양자 등 미래 기술 중심의 경제 체제 구축을 선언했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공작보고에서 신성장 동력 확보의 일환으로 지능형 경제라는 신규 모델을 확립할 것을 주문했다.
실행 방안으로는 AI 플러스(+) 전략의 고도화 및 외연 확대를 비롯해 차세대 스마트 기기와 AI 에이전트의 신속한 보급, 핵심 산업 대상 AI 기술의 상용화 및 대규모 적용을 촉구했다.
중국은 이미 2024년부터 산업계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AI 플러스를 가동해 왔다. 올해 처음 등장한 개념인 지능형 경제는 이를 한 차원 더 끌어올려 제조업·서비스업·농업 등 전 산업에 AI를 이식하고, 생산부터 소비에 이르는 경제활동 전반을 혁신하겠다는 전략적 구상이다.
이날 전인대에 제출된 제15차 5개년 계획 초안에서도 국가 경제 전반의 AI 확산 의지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초안 전반에 걸쳐 AI가 50회 이상 거론됐으며, 계획 종료 시점인 2030년에 맞춰 AI 산업 규모를 10조 위안 수준으로 키우고 국내총생산(GDP) 내 디지털경제 부가가치 비중을 12.5%로 확대하겠다는 세부 목표가 제시됐다.
중국은 국가적 역량을 집중할 신흥 주력 산업으로 집적회로·항공우주·바이오의약·저고도 경제 등 4개 부문을 선정했다.
미래에너지(핵융합)·양자과학기술·체화지능(embodied intelligence)·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6G 통신 등 5대 영역을 차세대 미래산업으로 분류해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디지털·AI 도약을 뒷받침할 연산 능력 인프라 조성 계획도 반영됐으며, 올해 중앙정부의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은 전년보다 10% 늘어난 4264억위안으로 편성됐다.
리창 총리는 올해 과학기술 자립·자강 달성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하며 원천·핵심기술 선점, 기초연구 내실화, 선도기업 및 인재 발굴을 촉구했다.
아울러 실물경제를 기반으로 각 지역 특성에 부합하는 신품질 생산력(新質生産力)을 배양해 현대적인 산업 체계를 완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15차 5개년 계획 또한 내수 활성화와 함께 생명과학·바이오 기술·뇌과학·중대 질병 예방 및 치료·혁신 약품 연구개발, 심해·심지·극지 탐사, 심우주 탐사 등을 주요 과제로 삼아 기술 독립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행보는 중국이 단기적인 고속 성장보다 중장기 기술 경쟁력 확보와 산업 고도화를 통한 질적 성장으로 경제 체질을 바꾸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중국은 지난해 5% 안팎 수준이던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올해 4.5~5%로 낮춰 잡음으로써 중장기 기술 투자와 산업구조 개편에 필요한 정책적 운신의 폭을 넓혔다.
이와 관련해 성균중국연구소는 10일 펴낸 2026 양회 분석 특별 리포트에서 중국이 제15차 5개년 계획 도입부부터 구조조정 및 산업 고도화 위주의 발전 노선을 택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향후 정책의 중심축이 단순한 성장률 지표를 넘어 산업 경쟁력 강화·기술 독자성 확보·기술표준 선점 등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해외 전문가들의 시각도 비슷하다.
알렉산더 브라운 독일 싱크탱크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 선임분석가는 중국 당국이 산업 및 첨단기술 분야의 목표 달성을 앞당기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AI를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일 챈 브루킹스연구소 중국 산업정책 연구원도 로이터 및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중국의 최종 지향점은 AI와 로봇을 광범위하게 도입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있다"고 짚었다.
그는 "중국 지도부 저변에는 AI·로봇공학·양자컴퓨팅·6G 등 핵심 분야에서 미국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이 자리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