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재개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것이 이번 물가 상승을 견인한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10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우존스가 조사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결과지만, 전월(0.1% 상승)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눈에 띄게 확대된 수치다. 전년 동월 기준으로는 5.4% 뛰어올라 전문가 예상치인 5.3%를 소폭 웃돌았으며, 4.8%를 기록했던 7월보다도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가격 변동성이 큰 항목들을 제외한 근원 지표들도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식품·에너지·거래(trade) 서비스를 뺀 생산자물가지수는 한 달 전보다 0.3%, 1년 전보다 4.7% 각각 상승했다. 식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8월 근원 생산자물가지수 역시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4.6% 높아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최종 수요 재화 가격이 전월보다 1.1% 뛰었다. 미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에너지 가격이 4.2% 급등하면서 재화 부문 전체 상승분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디젤유 가격이 한 달 새 24.1% 치솟아 재화 가격 오름폭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고, 휘발유와 항공유·난방유 가격 역시 동반 상승했다. 이 밖에 식품 가격이 전월 대비 0.1% 올랐으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재화 가격은 0.4%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최종 수요 서비스 가격은 한 달 전보다 0.1% 오르는 데 그쳤다. 운송 및 창고 서비스 가격이 2.3% 상승했지만, 도·소매업자의 마진 변동을 보여주는 거래(trade) 서비스 가격이 0.2% 하락한 영향이 컸다.
생산자물가는 이른바 '도매물가'로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최종 소비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비자물가의 향방을 가늠하는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에너지발 인플레이션 압력이 생산 단계에 고스란히 전이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15∼16일 열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북미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도매물가의 오름세가 여전히 강하게 나타나고 있어, 연준이 이달에 금리를 동결하더라도 연내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은 다음날 발표를 앞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더욱 중요한 변수로 보고 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소비자물가에 어느 정도까지 파급됐는지가 연준의 금리 결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며, CPI 수치가 예상치를 웃돌 경우 금리 인상론에 더욱 무게가 실릴 수 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9월 FOMC에서 현재 3.50∼3.75%인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올릴 확률을 기존 62%에서 70%로 높여 잡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