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바이스는 AI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기업형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기업이며 중국 정부의 ‘동수서산(東數西算)’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특히 작년에 이어 올해초 H20의 중국내 수요 급증이 감지되고 있어, 단기적인 엠디바이스 성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회사 안팎에선 2025년까지 이어질 AI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흐름에서 성장을 예상한다.

◆ 2025년 1Q H20 GPU 수요 폭증…엠디바이스 2025년 성장 지속
엔비디아(NVIDIA)가 미 수출 규제 기준을 충족해 중국 시장에 공급하는 H20 GPU는 AI 연산에 최적화된 고성능 칩이다. 현재 알리바바·바이트댄스·텐센트 등의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대거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또한 중국 내 중소·중견 IT 업체들의 수요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025년까지 H20 GPU를 140만 개 이상 생산하고, 이 중 상당 물량을 중국 고객사에 출하할 계획이다. 여전히 미국 정부의 추가 규제가 발동될 가능성이 있지만, 그 이전에 중국이 최대한 많은 GPU를 확보하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스토리지업계 관계자는 “AI 워크로드가 늘어나면 GPU·CPU만 늘리는 데 한계가 있고, 해당 서버들을 뒷받침할 SSD·메모리·네트워크 장비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며 “엠디바이스처럼 이미 중국 시장 네트워크를 구축한 스토리지 기업에겐 호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동수서산(東數西算)’ 프로젝트로 SSD 수요 급증
중국의 데이터센터 육성 정책 중 하나인 ‘동수서산’은 ‘동쪽(동부 지역)의 데이터를 서쪽(서부 지역)에서 계산(연산)한다’는 의미다. 해발고도가 높고 기온이 낮은 서부 지역에 빅데이터센터와 AI 연산 인프라를 대규모로 건설해, 동부의 막대한 데이터 수요를 분산 처리하는 프로젝트다.
애플·퀄컴·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이 현재 중국 서부 지역에 IDC(인터넷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고, 중국 당국은 향후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연 4000억 위안(약 77조 5800억 원) 규모의 민관 투자 유발을 기대하고 있다.
AI 연산이 확대될수록 GPU와 함께 대규모 데이터 입출력을 담당하는 SSD 솔루션의 중요성이 커진다.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대비 압도적으로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SSD는 AI 모델 학습·추론 과정에서 필수적인 스토리지 장치이며, 초고속·고내구성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엠디바이스는 SSD 설계-제조-조립·검사-판매·유통의 전과정을 직접 수행하는 전문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전처리된 웨이퍼를 제공받아 기업용 SSD, 소비자용 SSD, 임베디드·산업용 BGA SSD 등 다양한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세계에서 4번째로 BGA SSD를 자체 개발한 기록을 갖고 있으며, 현재 매출의 95.7%가 중국에서 발생할 정도로 중국 시장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엠디바이스는 2023년 중국 서버 2위 기업인 H사(칭화유니 계열사)에 납품을 시작했으며 2024년은 중국 B사(대만과 중국의 합작사)에 공급 계약 체결했다. 또, 중앙기업과 IDC 구축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가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엠디바이스의 기업용 SSD의 급성장을 기대하는 이유다.
주목할 점은 엠디바이스가 중국 8개 데이터센터 조성 사업인 ‘동수서산 프로젝트’의 SSD 공급자로 선정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자사의 SSD 기술력을 중국 내 대형 IT·클라우드 기업들이 인정했다는 의미다. 향후 추가 수주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은다.
조호경 엠디바이스 대표이사는 지난 2월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내 고객사 다변화를 추진 중이며, 이미 H사 외에 새로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SSD를 공급하게 됐다”며 “유럽 등 해외 시장 개척도 함께 진행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 中, 200조원 규모 신기술 펀드로 AI 육성 “항모급 투자”
중국이 지난 4일 시작된 올해 양회(兩會)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프라를 본격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최근 중국 관영매체 CCTV는 공산당이 약 1조위안(약 200조원)에 달하는 펀드를 조성해 AI, 양자기술, 수소배터리 등 첨단 분야에 장기 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이 기금을 ‘창업 영역의 항모급 펀드’로 지칭할 만큼 향후 20년에 걸쳐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전략적 신흥산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AI데이터센터는 가장 직·간접적인 수혜 분야로 꼽힌다. 데이터 처리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AI 서비스 확산에 맞춰,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이 대규모 자금을 쏟아붓는다면, 단순히 AI 연구개발(R&D)에 그치지 않고, 대형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전국적으로 확충할 것”이라며 “글로벌 빅테크와 중국 기업들의 AI 연산 수요가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엠디바이스를 향한 증권가의 전망치도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엠디바이스에 대해 2025년 실적 전망이 2024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화되는 중국의 AI데이터센터 투자와 내년 이후 가속화될 고성능 SSD 수요 증가가 맞물린다는 분석이다. 실제 엠디바이스는 중국 B사를 대상으로 2024년 12월 신규 시제품 납품을 완료했으며, 올해 동수서산 프로젝트와 맞물린 성장이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엠비다이스의 2024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81억원, 48억원으로 추정한다. 2025년 추정치는 899억원, 148억원이며 2026년은 1290억원, 211억원 이다.